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켜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로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 조사를 마치고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호송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외신들도 이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외신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일으킨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에도 주목했다.
AP통신은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종료된 지 약 8시간 만에 윤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며 “윤 대통령은 이제 공식적으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구속이 “수개월 혹은 그보다 오래 구금될 수 있다는 시작을 알리는 소식”이라고 전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법원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최대 20일 동안 서울구치소에 구금되며, 이 기간에 검찰이 기소하면 몇 달 더 구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P는 “체포되기 전 윤 대통령은 서울에 있는 관저에 틀어박힌 채 (공수처의) 출석 요구를 세 차례나 무시했으며, (체포) 영장 집행도 방해했다”며 지난 15일 경찰 3200여명이 관저에 투입된 끝에 붙잡혔다고 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윤 대통령이 구속됐다는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이제 윤 대통령은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체포된 이후 전혀 조사에 응하지 않는 등 철저히 전투적인 자세를 보여왔다”고 짚었다.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자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침입해 난동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법원청사에서 경찰과 대치중이던 시위대가 경찰 진입에 놀라 도망가고 있다. 이준헌 기자
일부 외신은 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생활도 자세히 전했다. 미국 CNN방송은 구속된 윤 대통령이 “신체검사를 받고, 머그샷을 찍고, 수용복을 입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윤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평범한 만둣국이나 빵, 시리얼로 아침을 먹게 될 것”이라며 “파티와 술자리를 즐기던 윤 대통령 곁에는 이제 그를 만족시켜줄 보좌관이나 요리사가 없다”고 꼬집었다.
외신은 구속영장 발부 이후 벌어진 폭력 사태도 비중 있게 다뤘다. 로이터통신은 “분노한 윤 대통령의 지지자 수백 명이 법원을 습격했고, 창문과 건물을 부수며 폭력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AP는 18~19일 이틀간 법원 인근에서 윤 대통령 석방을 요구한 이들 중 90여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현장에서 체포된 이들 중 20명이 법원에 접근하기 위해 울타리를 넘었으며, 공수처 차량 두 대가 망가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