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월담 청년들 곧 훈방, 애국시민께 감사”···법원 습격 부추겼나

유설희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으려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출석한 가운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으려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해온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한 뒤에도 “애국시민 여러분들께 감사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폭동을 격려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윤 의원은 18일 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 젊은 17명의 젊은이들이 담장을 넘다가 유치장에 있다고 해서 관계자하고 얘기를 했다”며 “아마 곧 훈방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다”고 발언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다시 한번 애국시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앞서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5시30분쯤 서울서부지법 담장을 넘어 청사로 침입한 시위대 17명을 건조물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집회를 벌이던 윤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된다.

온라인상에는 윤 의원이 지지자들과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도 확산하고 있다. 한 지지자가 “오동운 죽일놈의 좌수처장 차량 막았다고 경찰이 학생들 3명 잡아갔다. 알아봐주실 수 있나”라고 묻자 윤 의원은 “조사 후 곧 석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지지자가 감사를 표하자 윤 의원은 “제가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윤 의원은 또 다른 지지자가 “오늘 월담한 17인 훈방 조치 됐나요”라고 묻자 “조사 후 곧 석방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캡처 이미지에 찍힌 윤 의원의 휴대폰 번호는 실제 윤 의원 번호와 일치한다.

윤 의원 측은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날 입장문을 내고 “18일 밤 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된 학생 등 청년 17명에 대한 도움에 답을 한 것이지, 그 이후 발생한 기물파손과 침입 사건에 대해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며 “윤 의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사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 3시쯤부터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담을 넘어 서울서부지법 내부로 진입해 법원 유리창과 집기 등을 부수는 등 폭력 사태를 벌였다.

국민의힘 수도권 최다선(5선)인 윤 의원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이후 매일같이 관저 앞을 지키며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해왔다. 윤 의원은 여당 의원들 중에서도 가장 강경한 수위로 윤 대통령을 방탄하는 메시지를 발신해왔다. 윤 의원은 지난 2일 관저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대통령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모습에 무한 경의를 표한다”며 윤 대통령 지지자를 격려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구속된 이날 SNS에 “공정해야 할 재판부의 방망이가 윤 대통령에게는 육신과 영혼을 파괴하는 칼이 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는 알량한 정치생명을 연명시켜주는 방패가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사법부를 비판했다.

야당은 윤 의원이 난입·폭력 사태를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부지법 앞에서 찍힌 윤 의원의 영상을 갈무리해 올리며 “법원이 침탈 위협을 받고 있는데도 침탈자들 훈방된다고 안심시켰으니 이것이 습격 명령과 무엇이 다를까”라고 적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윤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시민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사실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윤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시민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사실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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