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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과학의 미래]만물의 근원 중력, 소리 만드는 엔진이었다

  • 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전자기력이란 두 전하가 상호작용하며 당기거나 밀치는 힘이다. 만유인력 또한 질량을 가진 두 물체가 서로 당기는 힘이다. 만유인력은 전자기력에 비해 매우 작은 힘이다. 하지만 태양과 지구같이 물체의 질량이 커지면 매우 강력한 힘이 된다. 이 글에서는 만유인력을 중력이라는 용어로 통일하고자 한다.

중력은 두 물체 사이에 중력자라는 입자가 관여해 당기는 힘을 생성한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은 시공간의 휘어짐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어쨌든 중력은 물질을 서로 끌어당겨 달이나 지구 같은 구체를 형성한다. 서로 모인 입자들은 중력 중심에 가까울수록 큰 힘을 받게 되며 원자 간 반발력, 즉 전자기력으로 다시 서로를 밀어낸다. 이 과정에서 물질 내부에 진동이 발생하며 이 진동이 소리로 나타나게 된다. 즉 입자가 모인 곳에서는 항상 소리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듯 소리는 물질에서 나타나는 입자의 주기적인 움직임, 즉 진동이며 중력이 물질을 모은다는 점에서 소리의 바탕은 중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중력에 노출돼 진화한 지구 생명체들은 귀처럼 소리를 듣는 기관을 발달시켜 왔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 물질 없이 텅 비어 있는 우주에서는 소리가 만들어지지도, 전달되지도 않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물질이 모여 별을 구성하고, 별이 모여 무수히 많은 은하계를 구성하기 때문에 물질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항상 소리가 함께한다. 물질이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중력의 변화는 중력파를 만들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한다.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가속운동을 하면 시공간의 뒤틀림 변화가 파동의 형태로 전파하는데 이것을 중력파라고 하며, 중력파는 빛의 속도로 전파한다고 알려져 있다. 음파, 즉 소리가 공기를 압축·팽창하듯이 중력파는 공간 자체를 수축·팽창시키며 전파된다. 즉 소리는 물질의 진동이고 중력파는 공간의 진동이라 할 수 있다.

우주 초기 소리가 중력파 생성에 관련이 있고, 지구에서는 대기의 진동이 초저주파 소리로 나타난다는 점이 밝혀졌다. 바다에서도 수면파는 중력의 영향으로 위아래로 진동하며, 이는 수중에서도 소리 형태로 감지된다. 지구 내부의 고체나 액체에서도 진동이 발생하고 이는 지진으로도 나타나는데, 지진 탄성파 또한 소리의 일종이다. 핵실험에서 나타나는 강력한 폭발도 소리로 나타난다. 중력의 영향으로 소리는 높이에 따라 속도가 변화하며 이에 따라 소리는 굴절하면서 전달 경로가 바뀌게 된다. 증강현실 분야의 사운드 디자인에서도 중력이 소리 에너지 전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

시인 릴케는 ‘가을’이라는 시에서 모든 별이 아래로 추락하는 중력의 존재를 노래했다. 시몬 베유는 <중력과 은총>이라는 책에서 우리는 중력에 지배받는 존재임을 말했다.

지구 표면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항상 중력에 속한 생명체이며, 중력이 만든 물질의 모임 속에서 진동과 소리를 경험하면서 살아간다. 물체 간에 만유인력이 없다면 온 우주는 엔트로피의 증가로 모든 물질이 흩어지고 생명체는 사라질 것이며 물질 진동도, 소리도 없는 침묵의 세계가 될 것이다. 중력과 소리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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