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열정 넘친 ‘축제 한마당’…“부산에 농구꽃이 피었습니다”

부산 | 황민국 기자

남자 프로농구 올스타전

프로농구 KCC 허훈이 1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 경기 중 <오징어 게임> 이벤트 종목에서 마지막 슛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KCC 허훈이 1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 경기 중 <오징어 게임> 이벤트 종목에서 마지막 슛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양한 이벤트에 만원팬들 환호
인게임 덩크슛만 20개 ‘정면승부’
심판 변신 감독, 능청스러운 연기
41점 폭발 워니, 2년 연속 MVP

프로농구의 별들이 한겨울 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19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일찍이 8800석이 매진된 데 이어 시야방해석까지 현장에서 253장이 판매돼 체육관을 가득 메운 채 출발했다. 2017년 이후 처음 부산에서 열린 올스타전으로 최근 상승세를 탄 프로농구 인기를 재확인했다.

선수들의 개성 넘치는 등장으로 시작부터 열기를 끌어올렸다. 공아지팀의 오세근(SK)이 선보인 앙증맞은 포인트 안무와 크블몽팀 저스틴 구탕(삼성)의 하트 세리머니에 관중석에서 함성이 쏟아졌다. 천사 코스튬(샘조세프 벨란겔)과 황금 장갑(이재도) 등 소품까지 준비한 선수들의 끼는 기대를 더 높였다.

최준용과 송교창(이상 KCC), 이정현(소노)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올스타 투표 1위 유기상(LG)은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경기장에 나와 팬들과 시간을 함께 즐겼다.

선입견을 깬 정면승부가 이날 선수들이 준비한 올스타전의 진짜 묘미였다. 보통 올스타전에서는 적극적으로 수비를 하지 않지만 이날 선수들은 경기 초반 전면 강압수비까지 펼쳤다. 잠시 과열된 분위기에 크블몽팀의 자밀 워니(SK)와 공아지팀의 숀 롱(현대모비스)이 가볍게 충돌하자 동요 ‘둥글게 둥글게’가 흘러나왔다. 승부처인 4쿼터에는 비디오 판독으로 공격권이 엇갈리기도 했다.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 결선에서 우승한 삼성 조준희가 자신의 팬을 앞에 두고 덩크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 결선에서 우승한 삼성 조준희가 자신의 팬을 앞에 두고 덩크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덩크슛도 빠지지 않았다. 하프타임 덩크슛 콘테스트가 아닌 인게임 덩크슛만 20개가 나왔다. 프로농구 최고 덩커인 워니가 덩크슛을 선보이면서 포효하자 롱도 뒤질 수 없다는 듯 덩크슛으로 응수해 자존심 싸움을 펼쳤다. 상대적으로 작은 키(190㎝)에도 종종 덩크슛을 선보이는 구탕(삼성)은 두 차례 실패를 발판 삼아 투핸드 덩크와 백핸드 덩크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경기 도중 잠시 심판으로 변신한 양팀 사령탑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일품이었다. 크블몽팀을 맡은 전희철 SK 감독은 3점슛을 던지는 선수의 머리를 슬쩍 건들며 방해하더니 오재현(SK)이 자신을 째려봤다는 이유로 비디오 판독을 실시하고 테크니컬 파울을 줬다. 상대팀의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이 억지 판정이라며 거꾸로 전희철 ‘심판’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주자 관중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3시간 가까이 팬들을 사로잡은 올스타전은 크블몽팀의 142-126 승리로 마침표를 찍었다. MVP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워니의 몫으로 돌아갔다. 양팀 합쳐 가장 많은 41점을 쏟아낸 워니는 기자단 투표에서 77표 중 66표를 받았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는 중에 은퇴를 선언, 화제의 중심에도 섰던 워니는 “미국에 누나와 조카가 있지만 이제 아이가 입학할 나이가 된 만큼 아버지의 부재를 채워줄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많은 팬들이 7~8시간 기다리다 들어왔다고 하는데, 다른 선수들한테도 팬들 많으니까 즐거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같이 얘기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기쁘다”고 말했다.

끼·열정 넘친 ‘축제 한마당’…“부산에 농구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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