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아이폰 사용자가 틱톡에 접속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에서 ‘틱톡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서비스를 중단했던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하루 만인 19일(현지시간) 서비스를 복구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즉시 틱톡 금지법 시행을 유예해주겠다고 발표하면서다.
틱톡 측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서비스 제공업체들과의 합의를 거쳐 서비스 복구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트럼프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트럼프와 협력해 미국에서 틱톡을 유지할 수 있는 장기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 쇼우지 틱톡 최고경영자(CEO)도 별도 영상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를 ‘대통령’이라고 칭하면서 그에게 공을 돌린 것이다.
‘틱톡금지법’ 시행 직전 서비스 중단…1억7천만 이용자들 ‘충격’
성명이 나온 뒤 틱톡 이용자들은 다시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틱톡 앱을 실행하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노력 덕분에 틱톡이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다만 기존에 앱을 설치하지 않았던 이용자가 새로 앱을 내려받는 건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한다.

틱톡 로고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형상화한 모형.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틱톡은 지난 18일 밤부터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중단했다. 틱톡금지법이 발효되는 19일부터는 미국 앱스토어 등에서 틱톡 앱 다운로드 등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이 법은 중국이 틱톡을 통해 미국인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초당적으로 불거지면서 지난해 4월 의회를 통과했다. 틱톡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19일까지 미국 내 기업에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신규 다운로드 등을 불법으로 규정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틱톡 측은 미 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하급심과 대법원에서 모두 패소하자 법 시행을 몇 시간 남겨두고 서비스를 중단한 것이다.
미국에서도 틱톡 서비스 중단을 두고 불만이 터져 나왔다. 미국 내 틱톡 이용자는 1억7000만명에 이른다. 특히 틱톡에 숏폼 콘텐츠 등을 올리며 생계를 꾸려 온 사용자들은 서비스 중단이 “충격적”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이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틱톡 구하라” 트럼프 한 마디에 복구…“커다란 정치적 승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워싱턴DC에서 취임 축하 불꽃놀이를 관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틱톡이 하루 만에 서비스를 복구한 건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틱톡을 구하라”고 공개 선언하면서다. 그는 “틱톡이 폐쇄되지 않도록 도운 기업에는 어떠한 법적 책임도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CNN은 “트럼프가 인기 있는 플랫폼을 되찾으면서 큰 정치적 승리를 얻게 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도 첫 임기에는 틱톡을 금지하려 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기간에 활용한 틱톡 콘텐츠로 젊은 유권자들에 인기를 얻자 생각이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취임 전야 집회에서도 “나는 틱톡을 좋아한다”고 강조하며 “틱톡에 ‘합작 투자’를 제안했다. 미국이 50% 소유권을 갖기를 원한다. 이렇게 하면 틱톡을 구할 수 있고, 그 가치는 수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