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1.6~1.7%로 하향 조정될 것”

임지선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1.16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1.16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 중반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12·3 비상계엄 여파로 내수 부진이 심화되면서 연간 성장률이 지난해 11월 전망(1.9%)보다 낮은 1.6~1.7%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한은이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공식 일정 외에 전망치 수정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은은 20일 공개한 ‘2025년 1월 금통위 결정 시 한국은행의 경기 평가’ 자료에서 “지난 11월 전망에서 2025년 성장률을 1.9%로 예상했는데, 1월에는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제시한 연 1.6~1.7% 성장률은 정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1.8%보다 낮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0.5%)를 밑돌아 0.2%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2.2%)보다 낮아진 2.0~2.1%로 제시했다.

한은은 하향 조정 배경으로 계엄 사태에 따른 정국 혼란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들었다. 두 사건으로 인해 경제 심리가 크게 악화됐다는 것이다. 한은은 “내수 소비와 건설투자 등이 위축되면서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상당폭 하회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한은은 지난해 3분기 개선됐던 소비 회복세가 4분기 중 다시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카드 사용액은 12월 말부터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됐고, 수입차 판매 역시 11월(-14.6%)보다 12월 들어 감소폭(-16.7%)이 커지며 더 위축됐다. 건설투자도 12월 중 아파트 분양 실적이 당초 계획(2만5000호)보다 낮은 2만1000호에 그치며 부진이 심해졌다.

다만 수출은 견조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수요에 기반한 IT 품목, 반도체 등에서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며 지난해 12월 614억 달러(통관기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해 4분기 말 높아진 정치 불확실성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되다 2분기부터 점차 해소되면서 경제심리가 하반기 중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전제했다”며 “작년 4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다음달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한은은 “다음달 전망치가 1월에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질지 낮아질지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시기,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 미국 신 정부의 경제정책 전개 등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은 발표를 두고 정부와 정치권에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통상 한은은 2·5·8·11월에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이날처럼 1월에 구체적인 수정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은은 “11월 전망 이후 예기치 못한 정치적 리스크의 확대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진단해 그 결과를 2월 공식 전망치가 나오기 전이라도 대외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국내외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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