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서 킹의 날’과 겹친 트럼프 취임식…“킹 목사가 남긴 유산, 더욱 중요해질 것”

최혜린 기자
지난해 1월16일(현지시간) 워싱턴 마틴 루서 킹 주니어 기념비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틴 루서 킹(MLK)의 날’을 기념하는 헌화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1월16일(현지시간) 워싱턴 마틴 루서 킹 주니어 기념비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틴 루서 킹(MLK)의 날’을 기념하는 헌화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 20일(현지시간)은 흑인 민권 운동을 이끈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를 기리는 날이기도 하다. 미 언론들은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걸어 온 두 인물이 만나는 날” “역사적 아이러니”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워싱턴에서는 마틴 루서 킹의 날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미국은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마틴 루서 킹의 날’을 기념하는데, 올해는 공교롭게도 취임식과 날짜가 겹쳤다.

이날 워싱턴 최초의 흑인 교회 ‘19번가 침례교회’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다양성정책(DEI)을 폐기한 기업들을 비판하는 집회가 열리고, 인근에서는 추모 콘서트와 기획 전시 등이 진행된다.

당일 집회를 기획한 인권운동가 앨 샤프턴은 “취임식을 방해하는 집회가 아니라 킹 목사가 남긴 꿈을 기억하기 위한 집회를 할 것”이라며 “선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수용할 것이지만, 그들이 우리를 뒤로 밀치고 가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과 ‘마틴 루서 킹의 날’을 앞둔 1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평화 행진’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킹 목사의 사진을 넣은 손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과 ‘마틴 루서 킹의 날’을 앞둔 1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평화 행진’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킹 목사의 사진을 넣은 손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킹 목사를 기리는 게 먼저라며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불참 통보를 했다. 재스민 크로킷 연방 하원의원(민주·텍사스)은 “킹 목사의 기념일에 그의 업적을 수시로 모욕하는 사람(트럼프)을 축하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소수자 인권운동을 폄하해 온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돌아와도 비폭력 저항은 계속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킹 목사의 막내딸이자 후계자인 버니스 킹 목사는 “아버지가 대표하는 가치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상징하는 바는 매우 다르다”며 “이런 대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하던 일이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념일을 앞두고 워싱턴에서 열린 평화 행진에 참석한 조지프 이조는 “온 나라가 트럼프의 증오심과 광기에 무감각해졌다”며 “나는 비폭력과 평화에 헌신한 킹 목사의 유산을 자주 생각한다. 친절이 가장 훌륭한 저항이다. 오직 탐욕과 권력만 내세우는 이들과 맞설 때는 더욱 그렇다”고 했다.

킹 목사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연설로 유명한 흑인 민권운동가다. 그는 미국 내 비폭력 저항운동을 이끌어 196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4년 뒤 백인우월주의자에게 암살당했다.


Today`s HOT
전사자들을 잊지 않고 추모하는 시민들 최소 37명 사망.. 토네이도로 인한 미시시피주 모습 화창한 날, 멕시코 해바라기 밭에서의 사람들 로스앤젤레스 항구 그랑프리에 참가한 각국 팀들
나폴리서 규모 4.4 지진, 새벽부터 놀란 시민들 뉴욕 슈퍼 웰터급 복싱 경기 우승자, 칼럼 월시
갑작스런 토네이도로 아수라장된 피코 리베라 영국에서 열린 '성 패트릭 데이'
기차를 끌어 기네스 인증 받은 레슬링 선수 마흐루스 이스라엘 유대인들을 위한 명절, '푸림' 마이애미 비치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월식 전의 보름달, 관람하고자 모인 사람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