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지난달 6일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에서 고3 담임 선생님이 수험생들과 지원 가능 대학 배치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를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사회·과학탐구 영역이 선택과목 없이 통합형으로 시행되고, 통합사회·통합과학은 각 25문항, 40분으로 확정됐다. 입시업계는 사회·과학탐구 영역이 문항도 늘고, 배점도 세분화되면서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교육부는 20일 2028학년도 수능 시험 및 점수 체제를 발표했다. 2023년 발표된 2028 대입 개편안에 따라 2028학년도 수능부터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국어와 수학은 선택과목 없이 공통 범위 내에서 출제된다. 국어는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 문학에서, 수학은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에서 출제된다. 탐구 영역은 문·이과 상관 없이 통합사회·통합과학을 모두 응시해야 한다. 직업탐구도 ‘성공적인 직업생활’만 출제된다.
2028학년도 수능부터 탐구 영역의 문항 수와 배점이 바뀐다. 통합사회·통합과학은 기존 ‘20문항 30분’에서 ‘25문항 40분’으로 늘어난다. 문항별 배점은 2점·3점 체제였으나, ‘1.5점·2점·2.5점’으로 삼원화된다. 배점이 삼원화된 과목은 탐구를 빼면 수학(2점, 3점, 4점)이 유일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양한 소재와 난이도를 균형 있게 출제하기 위해 문항 수나 배점 체계를 다원화했다”고 말했다.
입시업계는 수능에서 사회·과학탐구 영역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에는 사회 9과목, 과학 8과목 등 총 17개 과목에서 2개만 선택해 집중하던 것에서 17개를 골고루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 부담이 커진다. 문항 수가 많아지고 배점이 촘촘해진 것도 수험생 입장에선 부담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은 미적분Ⅱ, 기하 등 심화수학이 배제돼 상대적 변별력이 약화된 상황인데 탐구 과목은 문항 수 확대, 배점 체계 세분화, 사회·과학 필수 응시 등으로 변별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9등급 상대평가 체제에서 변별력 확보를 위해 통합사회·통합과학 난이도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통합사회·통합과학의 범위가 넓다 보니 문제가 지엽적으로, 혹은 어렵게 나올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통합사회·통합과학을 모두 본다고 해도 실제 입시 전형에서 얼만큼 각 과목을 반영할지는 대학이 자율로 정할 수 있게 한 점도 변수다. 예를 들어 이공계열에서 대학이 통합과학 비율을 통합사회보다 많이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융합형 수능의 취지가 희석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1 통합사회·통합과학 교육과정 성취 기준을 근거로 출제해 학습량이 크게 늘어나거나 개별 영역의 심화학습이 시험의 유불리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며 “전형자료로서 약간의 (과목간 반영 비율) 편차가 생긴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교육과정의 파행으로 이어진다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고1 때 통합사회·통합과학을 배우더라도 심화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고2·고3이 특정 선택과목에 몰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3월부터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와 충돌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진로·적성에 맞게 스스로 원하는 과목을 듣도록 하는 제도다.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고3 때 통합사회·통합과학을 다시 수업하는 등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능 전체 시험 시간은 20분 늘어난다. 오전 8시40분에 시작해 오후 6시5분에 끝난다. 현행대로 1교시 국어, 2교시 수학, 3교시 영어, 4교시 탐구, 5교시 제2외국어·한문 순으로 진행된다. 4교시 탐구 영역은 필수 과목인 한국사를 30분간 먼저 치른다. 한국사 시험이 종료되면 15분간 문답지를 회수하고 사회·직업탐구 문답지를 배부한다. 이후 사회·직업탐구를 40분간 치르고 시험이 끝나면 15분간 다시 문답지 회수 및 배부 절차를 거친다. 마지막으로 과학탐구를 40분간 치르면 탐구 영역이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