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 ‘회복과 성장 다시 대한민국’ 백드롭이 등장한 20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6대 은행장들을 만났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안정 등에 대한 메시지는 원내에서 집중하고, 이 대표는 야권 차기 대선 주자로서 ‘민생 경제’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당 민생경제회복단은 이날 이재명표 정책인 지역화폐법 등을 2차 입법 과제로 제시하며 이를 뒷받침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를 찾아 농협·신한·우리·하나·국민·기업은행 등 6대 은행장과 만났다. 강준현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를 비롯해 민주당 정무위원들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인 상황도 그렇고 대한민국의 특수 상황까지 겹쳐서 우리 대한민국 경제가 매우 불안정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서민들과 소상공인 여러분들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역할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늘은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여러분들한테 강요해 가지고 (무엇을) 얻어 보거나 아니면 무엇인가를 가져다 강제하기 위한 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우리 금융이 국제 경쟁력을 어떻게 가져나갈 건가, 그에 대한 정부 지원이나 정치권의 지원,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등에 관심을 갖고 질문했다고 조승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는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경제 메시지에 집중했다. 그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축하하며 “관세와 무역, 통상 등 미국 우선주의가 가져올 변화의 대응책을 준비해야 되겠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민생경제회복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2차 입법과제를 발표했다.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사회적 약자 지원 3법(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가족돌봄 아동·청소년·청년 지원법안,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포함해 10여개 법안들이 포함됐다.
민생경제회복단장인 허영 의원은 “입법 과제는 대부분 당론 추진을 해서 당론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 의원은 추경에 대해선 “민주당은 이 대표를 비롯해 민생경제회복단과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추경에 대한 요구를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며 “정부도 (추경 편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은행권 현장 간담회에 이어 민생 경제 행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그는 지난달 열린 상법 개정안 정책 토론회에 이어 다음달 열리는 반도체특별법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도 좌장을 맡는다. 이는 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며, 향후 민생 법안 관련 토론회를 지속적으로 열겠다고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전했다.
내수 침체가 계속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고율 관세 리스크도 커지는 만큼, 경제 문제를 고리로 유능한 차기 대선 주자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이날 이 대표와의 오찬에서 “대안세력으로서 민생에 올인해달라”며 “점령군 혹은 개선군 같은 모습을 보이면 절대 안 된다”고 당부했다고 조 수석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