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스타일러…‘외산 가전의 무덤’ 일본서 호평
‘외산 가전제품의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LG전자가 과거 철수했던 세탁기 사업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LG전자가 올해 일본에서 세탁기 판매를 시작한다고 20일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LG전자는 과거에는 일본 시장에서 세탁기와 냉장고 등 생활가전을 판매했지만 지금은 TV와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품목만 유지하고 있다. 그러던 중 LG전자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50만엔(약 466만원) 상당의 프리미엄 세탁기 모델을 일본 시장에 시험 판매했다. 이를 통해 건조 기능을 갖춘 고급 세탁기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높은 수요를 확인하면서 본격적인 재진출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냉장고 판매도 고려 중이다.
일본 가전 시장은 흔히 ‘갈라파고스’라 불릴 정도로 외국 브랜드에 대한 배타성이 심하다. 소니·파나소닉·미쓰비시 등 토종 기업들이 시장을 꽉 잡고 있어 삼성·LG 같은 국내 브랜드들이 쉽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2007년 가전 부문을 일본에서 철수했으며, LG전자도 2000년대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LG전자는 12년 전 세탁기 판매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전자는 현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일본 TV 시장에서는 1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1분기 일본 OLED TV 시장에서 11.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를 넘겼다. 최근에 내놓은 LG전자 스타일러와 공기청정기도 호의적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닛케이는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도 올해 봄 드럼 세탁건조기를 일본에서 처음 출시하는 등 한국과 중국 업체들이 일본 고가 백색가전 시장에 잇따라 제품을 투입한다”고 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본에서 품목 확대를 검토하는 건 맞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