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 참석 빅테크 거물들, 장관 후보들보다 앞자리 차지

노도현 기자

한파에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 중앙홀서 취임식

머스크·베이조스·저커버그 등 대통령 가족 뒷자리

자리 밀린 공화당 일부 정치인, 화면으로 지켜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모습. AP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모습.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워싱턴DC 연방 의사당 중앙홀인 로툰다에는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기술 산업과 연방정부의 협력 가능성 및 관계 재정립을 보여준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이날 600석이 마련된 로툰다에서 트럼프 대통령 바로 뒤에 자리한 트럼프 일가 뒷줄에 나란히 앉았다. 베이조스는 약혼자 로렌 산체스, 저커버그는 아내 프리실라 챈과 함께 참석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보다 앞자리였다. 같은 공간에는 팀 쿡 애플 CEO,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 추 쇼우지 틱톡 CEO도 있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의사당 내 다른 홀에서 대형 화면으로 취임식을 봤다.

이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빅테크 인사들과 갈등을 빚은 점과는 대조적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베이조스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가 줄곧 트럼프 비판 기사를 쏟아내자 트럼프는 아마존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고 맞섰다. 저커버그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2021년 연방 의사당 폭동 후 트럼프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계정을 차단해 관계가 악화했다.

하지만 빅테크 인사 대다수는 트럼프 2기 출범에 앞서 트럼프와 면담하고 취임식에 거액을 기부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에 나섰다. 이날 취임식은 그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기술 업계 인사들에게 자리가 돌아가면서 일부 공화당 고위 정치인들은 화면을 통해 취임식을 지켜봐야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로툰다에선 역사상 보기 드물게 부가 집중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이번 취임식은 트럼프에 대한 기술 업계의 극적인 태도 변화를 구체화한 축제의 정점이었다”고 평했다.

자본과 권력이 소수 특권층에 집중되는 과두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빅테크 억만장자들은 트럼프 취임식에서 앞줄에 자리를 잡았다. 심지어 트럼프 내각 지명자들보다 더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 이것이 모든 걸 말해준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3년 서명한 ‘인공지능(AI) 행정명령’을 철회했다. 국가안보, 경제, 공중보건 또는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는 AI 시스템 개발자는 해당 시스템을 대중에게 공개하기에 앞서 안전 테스트 결과와 주요 정보를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AI 규제가 기술 혁신을 저해한다고 비판해왔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는 AI 규제를 완화하고 중국에 맞서 AI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정책적인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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