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에 벌집이 생겼어요”…폭염·이상기후로 119 ‘제거 출동’ 30% 늘어

주영재 기자

화재·구조·구급 소방 실적은 3.2% 줄어

소방대원이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한 아파트에서 벌집을 제거하는 모습(왼쪽)과 자연적으로 생성된 말벌집 모습(오른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소방대원이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한 아파트에서 벌집을 제거하는 모습(왼쪽)과 자연적으로 생성된 말벌집 모습(오른쪽).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지난해 말벌 활동이 늘면서 119안전센터의 벌집제거 출동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화재·구조·구급 소방활동 실적은 총 468만701건으로 전년의 483만4993건에 비해 3.2%(15만4292건) 줄었다.

화재는 3만7614건으로 전년 대비 3.2% 줄고, 구급 출동 건수도 332만4294건으로 4.7% 줄었다. 반면 구조 출동은 131만8793건으로 소폭(0.7%)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면 산불 감소 등으로 화재는 해마다 줄었고, 119구급차 이용 문화 홍보 등으로 구급활동도 감소하고 있다. 반면 구조 출동은 해마다 증가했다. 역대 최장 열대야(72일)를 기록한 폭염과 이상기후로 벌집제거 출동이 늘었기 때문이다.

벌집제거 출동은 전년 약 23만건 대비 7만643건(30.3%)이 증가했다. 실제 벌집을 제거한 ‘활동건수’는 2023년 12만4000건에서 약 17만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무더위가 추석까지 이어지면서 말벌이 왕성하게 활동했다. 기온이 15℃ 밑으로 떨어져야 활동이 위축되는데, 여름이 길어지면서 활동 시기도 많이 늘어났다.

외래 말벌종인 등검은말벌이 유입돼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제거한 벌집은 대부분 말벌집으로, 꿀벌 사냥꾼인 말벌의 활동이 증가하면 꿀벌이 큰 피해를 보기도 한다.

인명구조 상황이 적은 벌집제거가 증가하면서 구조출동·처리건수 증가에도 구조인원은 감소했다. 구조인원은 승강기 사고에서 2만8598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303명, 부상 2088명이었다. 전년보다 발생 건수와 부상 인원은 줄었으나 사망 인원은 7.1% 증가했다. 화재 발생 요인을 보면, 부주의 화재가 전년 대비 7%(1279건) 줄었으나 여전히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구급활동은 332만4294건 출동해 180만7505명을 이송했다. 하루 평균 1090명 수준으로 전년(1228명)보다 11.2% 감소했다. 이송환자의 절반 이상(56.8%)이 60대 이상으로, 전년 대비 노년층 이송 비율은 2.1% 증가했고 10세 미만 소아 이송은 35.1% 감소했다. 119신고는 총 1135만4940건 접수돼 전년 대비 5%(60만1519건) 줄었다.

박근오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소방활동에서도 드러나듯이 이상기후와 신종 위험 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과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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