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쇼우지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후 코트를 입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일인 20일(현지시간)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간 유예했다. 해당 법의 시행을 미뤄 해법 마련을 위한 시간을 번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 장관에게 틱톡에 대해 75일간 어떤 행동도 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관련 명령서에 서명한 뒤 기자들에게 “내게 그것(틱톡)을 팔거나 종료시킬 권리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틱톡 금지법은 중국이 틱톡을 통해 미국인의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여론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초당적 공감대 속에 지난해 4월 의회를 통과했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권을 미국 내 기업에 매각하지 않을 경우 이달 19일부로 틱톡 신규 다운로드 등을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는 18일 밤부터 중단됐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틱톡 구제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일부 복구됐다. 추 쇼우지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틱톡이 미국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미·중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법인과 바이트댄스의 합작회사를 만들어 미국 측 지분을 50%로 두는 방안을 거듭 제안했다. 그는 “미국은 틱톡의 절반을 가질 자격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오픈AI, 구글과 경쟁하는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가 틱톡 미국 법인과의 합병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퍼플렉시티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보니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지만, 매각이 아닌 다른 옵션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틱톡은 미국 내 이용자가 1억70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 있는 서비스다. 틱톡이 매각될 경우 시장가치는 400억~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첫 임기 때 틱톡을 금지하려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틱톡을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틱톡을 금지하면 젊은층이 분노할 것”이라며 틱톡 퇴출 반대로 돌아섰다. 공화당 고액 후원자이자 틱톡 주요 주주인 제프 야스 서스퀘하나 공동 설립자와의 만남도 이 같은 태도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