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전된 미얀마 양곤 시내를 지난 14일(현지시간) 한 차량이 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얀마 군부와 소수민족 반군 중 하나인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이 중국의 중재로 휴전협정을 맺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얀마 정부와 MNDAA가 이달 중순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7차 평화회담을 열어 휴전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8일부터 휴전에 들어갔다. 마오 대변인은 “미얀마 정부와 MNDAA는 중국의 평화 노력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와 MNDAA 측은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MNDAA는 2023년 10월 말 타앙민족해방군(TNLA), 아라칸군(AA)과 ‘형제동맹’을 결성해 미얀마 군부를 밀어붙였다. 군부는 공세에 밀려 미얀마 북부 샨주 영토 대부분을 뺏기는 등 2021년 쿠데타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MNDAA는 미얀마 민주진영과 군사·정치적으로 협력하지 않고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 샨주 주도 타웅지 등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MNDAA는 지난해 1월 군부와 휴전협정을 맺었던 전례도 있다. 이 첫 번째 휴전협정은 지난해 6월 결렬됐다.
MNDAA의 이러한 태도 변화를 두고 중국이 압박을 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은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반격에 나서 미얀마 북동부 접경 지역을 안정시키던 국면에서는 이들을 암묵적으로 지지하기도 했으나, 내전이 격화하면서 국경 너머로 불똥이 튀자 중재에 나섰다. 또한 미얀마로 가는 전기를 끊고 국경 검문소를 폐쇄하는 등 전투를 중지시키기 위한 조처를 했다. 또한 MNDAA 수장 펑다순이 중국에서 체포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MNDAA는 중국어를 사용하는 한족 계열 코캉족이 주축이 된 소수민족 무장단체다. 1989년 창설돼 미얀마 정부를 상대로 분리주의 운동을 펼쳤으며 2021년 2월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후에는 반군부 무장 투쟁을 이어왔다.
한편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길어지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중국은 형제동맹의 또 다른 주축인 TNLA에도 교전 중단을 요구했으며 TNLA도 지난해 11월 중국이 중재하는 협상에 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얀마 군부는 올해 말까지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은 미얀마 군부에 “선거보다 평화를 우선시해야 한다. 선거에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