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날 연설…‘미국 우선’ 일색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툰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욕타임스제공/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툰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욕타임스제공/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제47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날 메시지는 예상대로 ‘미국 우선주의’로 점철됐다. 미국의 안보·경제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기존 국제 질서와의 마찰은 물론 영토 확장까지 불사하겠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 기조가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의회의사당 중앙홀(로툰다)에서 한 30여분간의 취임사에서 ‘아메리카’(미국)를 40차례나 언급하며 미국 이익을 모든 대내외 정책의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외교관계를 미국 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재편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유산은 피스메이커(분쟁을 끝내는 중재자)이자 통합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첫 번째 외교 과제로 거론해 온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대한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방력 증강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시작하지 않은 전쟁에 의해 평가될 것”이라고 말한 대목은 국제문제 개입을 꺼리는 고립주의적 성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멕시코만의 이름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꿀 것” “파나마운하를 (중국으로부터) 되찾겠다”고 밝히는 등 팽창주의 야욕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연설의 상당 부분을 이민, 경제, 에너지, 다양성 정책 등 국내 이슈에 할애하며 ‘조 바이든 정책 지우기’ 방향을 밝혔다. 바이든 전 대통령을 겨냥해 “국내의 간단한 위기도 관리하지 못하고 해외에서의 재앙 같은 사건에 흔들리고 있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다양성 정책을 공격하면서는 “우리는 색맹의, 능력 기반 사회를 만들 것이다. 오늘부터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남성과 여성 두 개의 성별만 존재한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2017년 취임사에서 빈곤, 산업 침체 등의 문제를 두고 “미국 살육”이라며 극단적으로 묘사했던 것에 비해 이번 연설은 전반적으로 절제된 언사로 이뤄졌다. 자신의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연상시키는 ‘위대하게’를 비롯해 ‘이제’ ‘다시’ 등을 10여차례 반복하며 재집권 의미도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 지지자들이 모인 의사당 내 노예해방홀과 캐피털 원 아레나에서 두 차례 비공식 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거침없어졌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식 직전에 가족 전체를 사면한 방침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자신이 패배한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해 “완전히 조작했다”고도 하는 등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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