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법 거부권 행사 기류에 최상목 압박 수위 높이는 민주…탄핵 카드는 부담

손우성 기자    박하얀 기자

박찬대 “경제가 망하든 말든 상관없는가”

‘비상 입법 기구’ 쪽지 거론하며 “수사 대상”

3개 법안 거부권 행사엔 “거부권 권한대행”

부진한 여론조사 등 탄핵 시도엔 부정적 기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차 내란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조짐을 보이자 더불어민주당이 즉각 공포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다만 최근 각종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밀리는 민주당이 탄핵 등 강경책을 꺼내 들기는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이 내란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경제가 망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것인지, 민주주의가 무너지든 말든 괜찮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만 요구하는 것은 국회 입법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자 반민주적 폭거”라며 “무조건 국민의힘과 합의해야 한다고 우기는 건 국민의힘 일당독재를 해야 한다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최 권한대행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비상 입법 기구’ 구성을 위해 예산을 확보하라는 취지의 쪽지를 받았다는 점을 재차 언급하며 특검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최 권한대행이 실제로 지시를 이행했는지, 어떤 답변을 했는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최 권한대행은 수사의 대상자라 특검법을 거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요구를 대폭 수용한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 점을 앞세워 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명분을 약화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공포할 가능성이 50% 정도라고 말하며 “여당의 안을 다 받아줬다. 최 권한대행이 거부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이 이날 방송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반인권적 국가 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 등 3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닌 거부권 권한대행이 되기로 작정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권한대행이 반인권적 국가 범죄의 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 제정안에 대해 “공무원들이 무기한 소송에 시달릴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하자 강 원내대변인은 “반인권적 국가 범죄를 막는 것보다 공무원들의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이 더 중요한 가치라는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국회 교육위원회 야당 의원들도 성명서를 내고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비판했다. 이들은 “초등학생까지도 부실한 교육정책의 실험대상으로 삼으며 에듀테크 산업에 공교육을 내주려는 잘못된 정책을 반드시 바로잡겠다”며 “최 권한대행은 교육현장에 닥쳐올 혼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선 최 권한대행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처럼 여론이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을 때 최 권한대행 탄핵을 시도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주를 이룬다. 지도부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 방해가 되는 일은 하지 말자는 의견이 대다수”라며 “줄탄핵에 대한 중도층의 피로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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