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성조기 꽂겠다”…트럼프, 취임식서 “별 향한 운명”

이정호 기자

‘비행사 파견’ 밝히며 ‘영토’ 언급

우주에도 예외 없는 팽창 정책

머스크 ‘스타십’ 도전에 힘 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 연설에서 “화성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별을 향해 우리의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 연방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은 부를 늘리고 영토를 확장하고 도시를 건설하고 새롭고 아름다운 지평선을 향해 성조기를 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명백한 운명’은 19세기 미국 사회에서 널리 사용하던 용어다. 서부 개척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대외 팽창이 당연하며 정당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미국의 적극적인 대외 정책을 암시하면서 우주도 그런 행보를 실천하는 한 영역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 진출을 ‘명백한 운명’이라고 표현하자 청중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쳤다. 특히 트럼프 가까이에 자리 잡은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환호하며 엄지를 치켜올리기도 했다.

현재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미 정부 차원의 계획은 뚜렷하지 않다. 대략 2040년대에 우주비행사를 파견한다는 청사진은 있지만, 정밀한 추진 일정은 없다. NASA는 지구 밖 천체에 사람을 보내 광물자원을 캐고 상주기지를 짓기 위한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그 대상은 화성이 아니라 달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연설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취임 연설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화성 개척에 대한 강한 의지는 향후 머스크 CEO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 CEO는 2050년까지 인류 100만명을 이주시켜 화성에 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한 번에 사람 100명을 태울 수 있는 대형 우주 발사체인 ‘스타십’을 개발 중이다. 인류가 가져본 적 없는 대규모 수송능력이다.

머스크와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임 기간에 스페이스X에 유리한 우주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큰 상황이어서 화성을 향한 머스크의 꿈이 어느 정도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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