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숙객 꽉 들어찬 튀르키예 호텔 한밤 중 ‘화재 대참사’

최혜린 기자

최소 76명 사망·51명 부상

21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한 튀르키예 볼로주 카르탈카야에 있는 스키 리조트 호텔이 불에 타 훼손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한 튀르키예 볼로주 카르탈카야에 있는 스키 리조트 호텔이 불에 타 훼손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튀르키예 스키 리조트에서 21일(현지시간) 불이 나 최소 76명이 숨지고 51명이 다쳤다.

AP통신과 BBC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30분쯤 튀르키예 북서부 볼로주 카르탈카야에 있는 스키리조트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국은 이날 화재로 최소 76명이 숨지고 5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12층짜리 호텔 내부에는 238명이 투숙하고 있었다. 겨울방학 성수기라 투숙객이 늘면서 호텔은 거의 만실 상태였다.

당국은 구조대가 화재 현장에 뒤늦게 도착해 인명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둘아지즈 아이딘 볼루 주지사는 “호텔이 시내 중심가와 멀리 떨어져 있고, 추운 날씨로 인해 구조대가 도착하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호텔 바로 뒤편에 비탈길이 있었던 점도 구조작업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한다.

로이터 영상 갈무리

로이터 영상 갈무리

화재 진압에만 12시간이 소요된 점도 피해를 키웠다. 구조 작업이 길어지자 건물 안에 남은 투숙객은 창문에서 뛰어내리거나 침구류로 밧줄을 만들어 자력 탈출을 시도했다. 당국은 “사망자 중 2명은 건물 밖으로 뛰어내리다 숨졌다”고 밝혔다. 목재로 된 건물 외벽이 불길을 더 키웠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호텔 측이 화재 대응책 마련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튀르키예 엔지니어·건축가 연합은 “사상자 규모만 보더라도 적절한 화재 안전 조치가 없었던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호텔 내 화재경보기가 울리지 않았고, 비상구도 없었다는 투숙객들의 증언도 나왔다. 그러나 호텔 측은 소방당국의 화재 안전 인증을 받았으나 규정 위반 사항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국은 호텔 4층 식당에서 불이 시작돼 위층으로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튀르키예 검찰은 검사 6명을 투입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튀르키예 정부는 오는 22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고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고 책임을 묻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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