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규 의사 269명뿐…의사 배출 절벽 현실화

반기웅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의대 증원에 따른 따른 의·정갈등 여파로 올해 신규 배출 의사 수가 지난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우려했던 의사 배출 절벽이 현실화한 것으로, 전공의·전문의 배출도 연쇄적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2026학년도 정원 논의를 시작하는 것부터 의·정 대화를 서둘러 의사 배출 절벽이 2년 연속 이어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22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제89회 의사 국가시험(국시) 응시자 382명 중 실기와 필기시험을 거쳐 269명이 최종 합격했다. 합격률은 70.4%로 전년 최종 합격자 수(3081명)의 8.8% 수준에 그친다.

의사 국시는 의대 본과 4학년과 외국 의대 졸업자 등을 대상으로 치러진다. 통상 해마다 의대 정원보다 조금 많은 3000명 안팎의 합격자가 나온다. 올해는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대다수 의대생이 휴학하면서 시험 응시대상이 대폭 줄었다. 당초 응시 대상은 본과 4학년 3000여명과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외국 의대 졸업자 등 총 3200여명이지만, 올해는 이중 10% 정도만 시험에 응시했다.

연도별 국가시험 합격률.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홈페이지

연도별 국가시험 합격률.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홈페이지

문재인 정부가 의대증원을 추진했던 2020년에도 의대생이 국시를 거부하면서 이듬해 1월 발표된 제85회 국시 합격자가 412명으로 감소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을 위해 시험 기회를 한 차례 더 부여했고 다음해 제86회 국시 합격자는 5786명으로 대폭 늘었다.

신규 의사 배출 인원이 급감하면서 향후 전공의와 전문의 등 의료 인력 수급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각 수련병원은 국시 최종 합격자와 지난해 인턴 사직자 등을 대상으로 다음달 3~4일 상반기 인턴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번 국시 합격자 감소 여파로 인턴 지원률 역시 저조할 것으로 보이고, 단계적으로 전공의, 전문의 배출까지 여파를 미치게 된다.

지난해 사직한 전공의들 대다수가 올해도 미복귀를 택하면서 오는 3월부터 수련을 이어갈 올해 상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율 역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221개 수련병원이 지난 15∼19일 진행한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 199명(2.2%)만 지원했다. 복지부가 전공의 복귀를 독려하기 위해 수련 및 입영 특례 조치 등을 내놨지만 효과가 없었다.

휴학중인 의대생들의 복귀 전망도 어둡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2025년에도 ‘휴학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 학교로 돌아온 의대생들은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라 의사 익명 커뮤니티에서 인신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지난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비공개 만남을 가졌으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등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나누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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