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트럼프 ‘파나마 운하 환수’ 발언에 “파나마 주권 침해” 비판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과 러시아가 파나마 운하 환수 의사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파나마 주권을 훼손하지 말라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파나마의 주권·독립은 협상 가능한 것이 아니고, 운하는 어느 강대국의 직·간접적 통제도 받지 않는다’는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의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은 운하의 관리·운영에 참여하지 않았고 운하 업무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파나마의 운하 주권을 일관되게 존중했고, 운하가 영구 중립적인 국제 운항 수로임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나마 운하 관련 발언을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파나마가 운하를 되찾아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파나마가 미 해군을 포함한 미국 선박에 과도한 운하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중국공산당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홍콩계 회사에 2개 항구 운영권을 맡겼다고 주장했다.

파나마는 1903년 운하 때문에 콜롬비아에서 독립했다. 콜롬비아 상원이 미국과 체결한 운하 개발 조약을 부결시키자 시어도어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은 군대를 보내 파나마 독립을 지원했다. 신생 파나마 정부는 미국에 운하 개발과 운영권한을 넘겼다 1999년 돌려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막대한 자금뿐 아니라 건설 과정에서 미국인 3만8000명이 희생될 정도로 힘들게 완공시킨 운하를 파나마에 돌려준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우리는 그것을 중국에 준 것이 아니다. 우리는 파나마에 주었고, 이제 다시 가져올 것”이라고 선언했다.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지난 20일자로 유엔에 서한을 보내 “파나마와 운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발언한 내용 전체를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회원국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위협이나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유엔 헌장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운하는 파나마의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도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더 쉬체티닌 러시아 외무부 중남미국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은 파나마의 정치적 독립성이나 영토 주권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쉬체티닌 국장은 파나마와 미국의 협약에 따라 미군이 운하에 대한 보호 목적으로 파나마에 주둔한다고 언급하면서 “그런 협약이 미국에 파나마의 내정에 간섭하는 권리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파나마 운하가 국제 수로로서 안전하고 자유롭게 이용돼야 한다”면서 운하의 중립적 사용을 보장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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