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의 ‘럭셔리’ LA행
부상 없는 몸 만들어 오키나와로

“V13” KIA 이범호 감독이 22일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V13을 뜻하는 손가락을 펴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펜딩 챔피언’ KIA가 ‘내년에도 비즈니스’를 다짐하며 통합 2연패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KIA 선수단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KIA는 지난해 우승에 대한 모그룹의 화답으로 프로야구 최초 전 선수단이 비즈니스석을 타고 떠난다. 이에 이틀간 비행편을 나눠야 했고,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최형우, 양현종 등 일부 선수들이 이날 먼저 출발한 뒤 23일에는 김선빈, 박찬호, 김도영 등 나머지 선수단이 비행기에 오른다.
지난해 감독 공석 사태 중 타격코치로서 출국한 뒤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사령탑으로 선임됐던 이범호 감독은 올해는 우승 감독으로서 선수단을 이끌고 출국했다. 이 감독은 “타격코치였을 때나 감독일 때나 같다. 스프링캠프를 가는 기분은 늘 설렌다”며 “요즘에는 선수들이 비시즌에 준비를 굉장히 잘한다. 미국에서는 최대한 부상당하지 않는 몸을 만들고 오키나와로 넘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KIA 스프링캠프의 화제는 단연 ‘럭셔리’다. 국내 프로야구단이 한 번도 간 적 없던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중심부에 캠프를 잡았고, 가는 길도 모두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편하다.
큰 체격의 운동선수들이 10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을 하는 것은 큰 고역이다. 선수들 중 최고참급 정도만 개인적으로 좌석을 업그레이드해야 가능했던 ‘럭셔리 비행’을 이번 KIA는 고졸신인으로 데뷔를 앞둔 김태형까지 다 같이 누린다. 우승을 한 덕분이다. 최형우는 “사실 선수들이 정말 좋아한다. 난리가 났었다”고 했고, 양현종도 “확실히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가는 길엔 모르겠지만 비행기에서 내린 다음 그 (피로도에서) 차이를 느낄 것이다. 캠프 도착해서 첫번째로 ‘타고 와보니 다르지 않냐. 우승하면 또 탈 수 있다’ 이런 메시지를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엄청난 것들을 많이 느끼는 캠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기에 걸맞은 성적을 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될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IA의 인기는 지난 시즌을 통해 더욱 뜨거워졌다. 이날 공항에는 팬들이 사인을 받기 위해, 마치 팬사인회처럼 스스로 길게 줄을 서고 선수와 만나는 이채로운 장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