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선 왜 ‘겨울 이사’가 많을까?

박미라 기자

무탈 염원 ‘신구간’ 풍습 영향

이달 25∼31일 집들이 집중

오는 25일부터 제주의 전통적인 이사철인 ‘신구간(新舊間)’이 시작된다. 제주에서는 24절기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 후 5일째부터 입춘 3일 전까지 일주일 동안을 신구간이라고 부른다. 올해는 이달 25일부터 31일까지다.

제주에서는 오래전부터 신구간에 맞춰 이사하는 풍습이 있다. 신구간에 이사를 포함해 평소에 꺼렸던 일을 해야 탈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제주에서는 이 기간에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제주의 1만8000여 모든 신이 일제히 임무 교대를 위해 천상으로 올라간다고 믿었다. 모든 신이 하늘에 올라 인간이 사는 지상에서 사라진 기간, 제주도민들은 이사를 하거나 집수리·화장실 고치기·묘소 담 손보기 등 평소 하지 않았던 일들을 했다. 그래야 신의 노여움을 사지 않고 동티가 나지 않는다고 봤다.

신구간 이사 풍습은 세대 변화와 아파트 입주 시기에 맞춘 이사 등으로 상당 부분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 행정기관과 이사 관련 업계도 이사가 집중된 신구간에 맞춰 바삐 움직인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신구간을 앞두고 22일 가스 배관 처리 미비나 부주의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 ‘신구간 가스 안전사고주의보’를 발령했다.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LP가스(액화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아 최근 5년간 가스 사고의 56.0%(14건)가 LP가스 문제로 발생했다. 특히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52.0%)이 주택에서 일어났다.

제주시는 신구간을 맞아 이사로 인해 대형 폐기물이 늘 것으로 보고 수거반을 확대 운영한다. 한전은 이사에 따른 전기요금 정산과 사용자 명의 변경 등 안내를 하고 있다.

일부 가전제품 회사·대리점은 사은품을 제공하는 ‘신구간 특별 이벤트’를 제주에서만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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