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독일 정상, 트럼프 2기 맞서 ‘더 강한 유럽’ 강조

박은경 기자

숄츠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도전”

마크롱 “유럽의 가치와 수단으로 지켜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온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환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온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환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틀 만에 만난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더 강한 유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에 더 높아질 무역 장벽에 맞서 손을 맞잡고 단합을 강조한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는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오찬 회동 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한 지금, 단합되고 강하며 주권적인 유럽을 공고히 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면서 “유럽은 자체적인 이익을 명확히 하고, 이를 유럽의 가치와 수단으로 지켜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변화하는 세계에서 유럽이 더 강해지고 회복력을 가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숄츠 총리는 이어 “유럽은 4억5000만명의 거대 경제 지역으로, 우리는 강하다”며 “유럽은 숨지 않고 오히려 건설적이며 적극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유럽의 단합을 강조했다.

이번 프·독 정상 회담은 표면적으로는 엘리제 조약 체결 기념일을 맞아 이뤄졌다. 1963년 1월22일 샤를 드골 당시 프랑스 대통령과 콘라트 아데나워 당시 독일(서독) 총리가 엘리제궁에서 나란히 서명한 이 조약은 수백 년간 반목을 거듭한 프랑스와 독일이 서로 화해하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양국 및 유럽의 협력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유럽에 대한 관세 위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지난 21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유럽과의 무역 적자 문제를 언급하며 “중국은 미국을 악용하지만, 중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면서 “유럽연합(EU)은 아주 아주 나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그것이 공정성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유럽의 방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선 “국방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단순히 국방비를 더 많이 지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체 산업 기반, 자체 역량, 자체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지속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비교해 뒤처졌다고 평가받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에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독일이 협력을 강화하면 EU의 단결과 정책적 리더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프·독 정상은 최근 수년간 여러 문제에서 엇갈린 의견을 내면서 EU 의사결정 속도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 때문에 EU 내 기관에서도 리더십 공백이 발생했다는 평가다. 양국 간 이견은 여전히 존재하는데 독일 경제계와 일부 정치인들은 유럽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프랑스는 경제적 강압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필요할 경우 보복 관세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익명의 한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22일 보도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프·독 관계는 매우 강하고 신속하게 회복돼야 한다”면서 “강력한 양국 협력 없이는 유럽을 다시 활성화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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