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남부 국경에 군 1500명 배치…이민 통제 ‘속도전’ 나선 트럼프 행정부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미국 국방부가 22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접한 국경 지대에 1500명의 현역 군인을 배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서명한 국경 통제, 이민 단속 관련 행정명령에 따른 후속 조치다. 각 부처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 정책 드라이브를 뒷받침하는 조치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로버트 세일시스 국방장관 대행은 이날 성명에서 국방부가 미 남서부 국경에 감시 활동을 지원할 1500명의 지상요원을 비롯해 헬리콥터와 정보 분석관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국경에 배치된 주방위군과 예비군 병력 2500명 대비 60% 규모가 늘어나는 것이다. 세일시스 대행은 국방부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구금된 ‘불법 이민자’ 5000여명을 추방하는 데 필요한 군수송기를 제공하고, 국경 장벽 건설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많게는 1만명의 군 병력이 국경에 배치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남부 국경 군 투입 계획이 주한미군 등 해외 주둔 미군 배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공화당은 지난해 채택한 새 정강·정책에서 해외 주둔 미군 수천명을 국경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자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안경비대도 아메리카만(멕시코만)을 포함한 국경 지역에 무단 입국과 인신매매를 차단하기 위한 쾌속정, 항공기, 보트 등을 신속하게 증강하도록 지시했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멕시코만이었던 지명을 아메리카만으로 변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세관국경보호국(CBP) 브리핑 자료를 입수해 국경순찰대가 난민신청자들의 월경을 감염병 확산 가능성을 이유로 막는 작업에 착수했다고도 전했다.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의 멕시코 국경에 설치된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성조기와 멕시코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의 멕시코 국경에 설치된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성조기와 멕시코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직원들에 보낸 메모에서 ‘불법 이민 대처’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루비오 장관은 “국무부는 더 이상 대규모 이주를 촉진 또는 독려하는 어떤 활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법 이주자들의 (본국) 송환 협상”이 국무부의 우선순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이민 문제를 ‘미국 우선주의’ 안보 정책의 핵심 요소로 강조해온 것에 보조를 맞춘 행보로 보인다.

법무부는 연방정부의 이민 단속 정책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피난처’ 도시들을 겨냥해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엄포까지 했다. 에밀 보브 법무부 부장관 대행은 각 주·지방 관리들에게 행정부의 이민 정책 집행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기소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도록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국경 차르’에 임명된 톰 호먼은 전날 하루 동안 불법 이민자 308명을 체포했고 이들이 중범죄자라고 밝혔다. 미 의회가 범죄를 저지른 불법 체류자에 대해 구금 등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레이큰 라일리 법안’을 처리해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2월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입국자에 의해 살해된 여성의 이름을 딴 이 법안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의회의 첫 번째 입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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