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가 병원 조성해 민간에 임대 운영하는 방식
민간 운영자 공모 실패에 준공 후 2년간 개원 못해
공공의료기관인 ‘서귀포 의료원’에 당분간 위탁운영

23일 개원한 서귀포공공협력의원 내부. 제주도 제공
제주도에서 전국 최초로 시도된 병원 모델인 ‘민관협력의원’이 우여곡절끝에 일단 문을 열었다. 취지와는 달리 민간 운영자를 찾지 못하면서 당분간은 공공의료기관에서 운영을 맡는다.
제주도는 23일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서 ‘서귀포 공공협력의원 개원식’을 열고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농어촌 지역 주민이 겪는 주말·야간 의료 공백을 없애기 위해 국내에서 첫 추진된 ‘민관협력의원’이다. 서귀포시가 부지와 건물, 의료 장비 등을 갖춘 후 민간 운영자에게 시중보다 저렴하게 건물과 장비를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었다. 다만, 민간 운영자를 찾지 못하면서 도내 공공의료기관인 ‘서귀포 의료원’이 당분간 운영을 맡게됐다.
병원에는 의사 2명과 의료인력 8명이 상주한다. 1층에 진료실과 검진센터를, 2층에는 물리치료실 등을 갖추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해 내달 3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오후 2시~8시까지, 2월3일부터는 오전 9시~오후 8시까지 진료한다. 주말에도 진료를 하고, 매주 목요일에만 주 1일 휴무한다.
시범운영 후 2월3일부터 본격 운영
오후 8시·주말 진료, 주1회 휴무

23일 열린 서귀포공공협력의원 개원식. 제주도 제공
병원이 문을 열 때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전국 첫 민관협력 병원 모델로 관심을 받았고, 2023년 1월 병원 건물도 준공됐지만 민간 운영자를 찾지 못했다. 도는 준공 후 6차례나 운영자 공모를 실시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결국 도는 도내 공공의료기관인 서귀포 의료원에 운영을 맡기는 방식으로 사업모델을 일단 전환했다. 이에따라 병원 간판도 ‘서귀포 공공협력의원’으로 바꿔 달고 문을 열었다.
서귀포 의료원은 2027년까지 3년간 병원 운영을 맡게 된다. 도 관계자는 “민관협력의원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서귀포의료원의 위탁운영이 끝나면 다시 민간 의사를 상대로 공모를 실시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개원식에 참석한 오영훈 제주지사는 “공공협력의원 개원으로 대정읍은 물론 안덕면, 한경면 지역 주민들께서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 곳이 제주 공공의료 정책의 상징적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