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매번 오는 건가” 윤석열 출석 때마다 헌재 앞은 긴장·소란·한숨

이예슬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인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에서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인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에서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하면서 서울 종로구 헌재 일대는 또다시 긴장감에 휩싸였다. 헌재 인근 곳곳에 경찰 기동대 버스와 차벽용 차량 수십대가 늘어서 인파 접근을 차단했고, 교통도 통제됐다. 안국역 일대에서는 탄핵 찬반 집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소란이 이어졌다.

경찰은 헌재 인근 도로 인도는 기동대원과 통행차단선으로 통제했다. 경찰은 이날 헌재 인근에 기동대 54개 부대(3300여명)를 투입했다. 오전부터 헌재 맞은편 인도에는 6~7m 간격으로 경찰관이 한두 명씩 늘어서 대기했다. 경찰 무전기에서는 “일렬로 차벽을 빈틈없이 세우라”는 지시가 끊이지 않았다. 방패를 든 기동대원들이 무리지어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인근 점포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어디로 가시냐”며 접근을 제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차도에는 경찰 기동대 버스 수십대가 배치됐다. 안국역 사거리 대로변 일대부터 재동초등학교 인근까지는 경찰 기동대 버스 수십 대가 빼곡히 늘어서 통행을 막아섰다. 극우단체 집회가 예고된 안국역 5번 출구 방향 5개 차로에는 차벽용 차량 여러대가 늘어서 헌재 쪽 시야를 원천 차단했다.

주민과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평소 이용하던 길이 가로막혀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이들이 많았다. 유은지씨(32)는 “점심시간에 헌재 근처에서 밥을 먹곤 하는데 요즘은 한참을 돌아가야 해 골치가 아프다”며 “윤 대통령이 앞으로 매번 출석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한 중년 남성은 안국역 5번 출구 인근 횡단보도를 막아선 경찰에게 “길 건너려면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묻고는 경찰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4차 변론이 열린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4차 변론이 열린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탄핵 찬반 시위로 인한 혼란은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이어졌다. 안국역 2번 출구 맞은편에서는 경찰이 “2명 이상 시위를 하면 안 된다”며 ‘탄핵 반대’ 시위자를 제지하자 중년 여성이 “좌빨 경찰이 사람 친다”며 소리를 질러 소란이 일었다. 다른 1인 시위자는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 이름을 외치며 “자유 대한민국의 역적”이라고 외쳤다. 안국역 4번 출구 인근에는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시위대 20여 명이 메가폰을 들고 “빨갱이는 윤석열”이라고 외쳤다.

자유통일당 등은 오후 1시부터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북소리에 맞춰 “탄핵 무효” “윤석열 대통령”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무대 발언에 나선 한 남성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위한 세 가지 법칙을 말씀드리고 싶다. 공격 또 공격하는 것,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고 모두 부인하는 것, 누가 뭐라든 절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도 그런 마음으로 싸워야 한다. 이번 계엄의 목적은 계몽, 부정선거 규명”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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