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성훈 경호차장, ‘윤석열 방탄’ 강화…여론전 가담, 내부 입막음, 압수수색 거부

유새슬 기자

19일 석방 후 언론 노출 빈도 늘리면서도

“보안이 생명”이라며 직원들 ‘입막음’

안가·관저 등 압수수색은 모두 ‘거부’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오른쪽)과 이광우 안전본부장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오른쪽)과 이광우 안전본부장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경호처장 직무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방탄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호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언론 노출 빈도를 늘리면서 여론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경호처 내부 반발을 억누르면서 조직 내홍은 격화하고 있다.

김 차장은 23일 헌법재판소에 출석한 윤 대통령을 근접 경호하며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차장은 지난 21일 윤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첫 출석 때도 가까이서 경호했다. 경호처는 처장 직무대행을 맡은 김 차장이 경호책임자로서 윤 대통령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하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지난 19일 석방된 김 차장이 23일까지 닷새간 보인 행보는 여론전과 경호처 내부 입단속으로 요약된다. 우선 그는 확연하게 언론 노출 빈도를 늘리고 있다. 석방된 날 서울구치소를 찾은 김 차장은 구치소 앞에서 한 언론사 취재진을 만나 윤 대통령에 대한 24시간 경호와 관저에 남은 김건희 여사 경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에는 다른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호처 내부 상황을 외부에 유출한 직원들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장 체제에 불만을 가진 직원들이 국회나 언론에 제보하는 일이 늘어나자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경호처 책임자가 언론의 즉석 질의응답에 응하는 것도, 내부 방침을 외부에 직접 알리는 것도 모두 이례적이어서 “당황스럽다”는 평가가 경호처 내부에서 나온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언론 대응을 통해 여론전을 펴듯 윤 대통령 체포 방해 혐의를 받는 경호책임자도 여론전에 가담하고 나선 것이다. 김 차장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직전 눈물을 흘리며 “총을 들고 나가 불법 세력들에게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고 김 차장 변호인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 앞에서 주장한 영상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뒤늦게 “김 차장에게 직접 들은 게 아니다”며 수습에 나섰다.

김 차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지난 20일 대통령 안가 압수수색 시도, 지난 22일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를 모두 거부했다. 그는 22일 국회에 출석해 “영부인님도 경호대상자” “제가 (압수수색) 승인권자”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했다.

김 차장은 내부적으로는 자신에 불만을 가진 직원들의 입막음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석방된 이튿날인 지난 20일 내부 게시판에 “우리 조직의 생명은 보안”이라며 “제보로 지휘부를 흔들고 흠집 낼 수는 있으나 보안 노출은 우리가 먹는 우물에 스스로 침을 뱉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전직 경호처 직원 모임 채팅방에 “보안을 준수하라”는 취지의 공지가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차장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내부 게시판 글의 삭제를 지시한 바 있다.

조직 최고 책임자로서 김 차장이 행보는 오히려 경호처 내부의 반발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직원들은 찍어누르면서 대통령 방탄 여론전에 몰두하는 것은 “조직의 명예 정도가 아니라 존재 가치를 뿌리째 뒤흔들 수 있는” 행위라는 불만이 나온다. 최근에는 차장 바로 아래 직급인 본부장급 간부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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