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구속 나흘 만에 기소 요구
“검찰이 수사 종합하는 게 효율적”
3만쪽 69권 분량 사건 기록 송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3일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윤 대통령을 구속한 지 나흘 만에 기소권이 있는 검찰로 넘긴 것이다.
이재승 공수처 차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현직 대통령인 피의자 윤석열에 대한 공소제기 요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피의자는 현재까지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형사사법 절차에 불응하고 피의자 신문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계속 조사를 시도하기보다 기소권이 있는 검찰이 수사자료를 종합하고 추가로 수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55분 약 3만쪽, 69권 분량의 윤 대통령 사건 기록 실물 일체를 서울중앙지검에 보냈다. 이 중 공수처가 자체 생산한 기록은 26권 정도, 권당 분량은 약 400쪽이다. 기록 상당수는 윤 대통령이 아닌 군경 등 계엄 관련자 등을 조사한 결과일 것으로 보인다. 이 차장은 “피의자가 비상계엄에 얼마의 병력 투입을 원했는지, 계엄 직후 국회의원 체포 및 또 다른 비상계엄을 언급한 것에 대한 군 관계자 진술이 여럿 있었다”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사전에 계엄을 모의한 내용도 다수 증거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지난 15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인 윤 대통령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당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40분까지 이뤄진 첫 조사를 제외하고는 윤 대통령과 대면하지 못했다.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에도 윤 대통령은 공수처의 조사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조사하기 위해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매일 서울구치소로 찾아가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사이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해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구치소로 복귀하는 길에 병원 진료를 받는 등 공수처의 수사를 따돌렸다.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무시 전략’을 넘지 못한 공수처는 체포 8일 만에 사실상 빈손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사건을 송부받은 검찰은 법원에 윤 대통령 구속기한 연장을 신청하고 보완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검찰은 다음달 초쯤 윤 대통령을 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