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설 연휴 전날인 24일 서울역 역사 내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설 귀성 인사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이예슬 기자
“내란 정당 해체해라!” “내란 빨갱이!”
설 연휴를 앞둔 24일 오전 10시20분쯤 이른 귀성 행렬에 오른 시민들로 붐비던 서울 중구 서울역 역사 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설 귀성 인사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항의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 10여명은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내란 정당 국민의 힘 해체하라”고 외쳤다. 연대 회원 일부는 붉은색 해병대 모자와 군복을 착용한 차림이었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이 권 원내대표 쪽을 향해 “내란 빨갱이가 여길 왜 오냐”며 항의하자 경찰관 여러 명이 정 회장의 팔을 붙잡아 몸으로 막아서며 저지했다. 정 회장은 경찰 제지에 한쪽 벽에 밀린 채 권 원내대표를 향해 “권성동, 내란 빨갱이”라고 외치며 거칠게 항의했다.
연대 회원들은 이날 설 귀성 인사에 나선 정치인들에게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을 요구하기 위해 서울역을 찾았다. 이후 연대는 서울역 지하철 15번 출구 인근에 모여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정 회장은 “우리는 내란 세력을 몰아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를 지킵시다”라고 외쳤다. 이어 그는 “우리 국군을 동원해 국민을 억압하려 하고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과 그 일당들을 처단하지 않으면 또다시 우리는 이러한 내란에 놓일 것”이라며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인 것을 우리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대는 그간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규명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무죄를 촉구하는 활동을 해왔다. 채 상병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상부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항명 등)로 군사재판에 넘겨졌던 박 대령은 지난 9일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핵심 쟁점인 경찰 이첩과 관련해 박 대령에게 이첩을 보류하라는 명령이 없었고 이첩 중단 명령은 부당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