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네 번째 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자 김 전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돼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여러분 곁을 지키며 살피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설 인사를 남겼다. 수사는 거부하면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출석과 편지를 활용한 여론전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설 명절이 다가왔다. 을사년 새해는 작년보다 나은 한 해가 되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윤 대통령 편지글을 기자들에게 전했다. 윤 대통령은 편지에서 “설날이 다가오니 국민 여러분 생각이 많이 난다”며 “여러분 곁을 지키며 살피고 도와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아무쪼록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함께 챙기시면서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기원한다”고 했다.
윤 변호사는 “현재 윤 대통령의 서신 발신까지 제한된 상태여서 변호인 구술을 통해 윤 대통령 설날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 20일 증거인멸 우려 등을 들어 윤 대통령의 서신 수·발신 금지 조치를 취했다. 윤 대통령에겐 변호인 외 일반인 접견 금지 조치도 내려진 상태다.
법원에 의해 발부된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고 수사에도 불응하고 있는 검찰총장 출신 윤 대통령은 장외 여론전으로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편지를 전했다. 지난 15일 체포된 직후 공개한 영상과 자필 편지에서는 “이 나라 법이 모두 무너졌다” “부정선거 증거는 너무나 많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수사기관 조사와 달리 재판 내용이 공개되는 헌재 탄핵심판 변론에는 직접 나서서 12·3 비상계엄을 정당화하고 계엄포고령 작성, 정치인 체포 지시 등 위헌·위법성이 있는 행위를 부인하는 전략도 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증인으로 나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직접 신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