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중국과 핵군축 협상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데 대해 러시아는 “가능한 빨리 이 협상을 시작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응수했다.
타스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비 통제 분야에 있어 법적 체계가 매우 취약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군축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 법적 체계가 훼손된 것은 러시아의 탓은 아니라면서 “공은 모든 실질적인 접촉을 중단한 미국 쪽에 있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양국 국민과 전 세계를 위해 되도록 빨리 협상을 시작하는 데 확실히 관심이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모든 핵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프랑스와 영국의 핵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대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유럽 국가들을 거론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준비가 됐다면서 “우리는 미국 측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중국과의 핵군축 논의에 의지를 드러내면서 “우리는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고, 나는 그것이 매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푸틴 대통령과 “(2020년)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에 양국 간 비핵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대로 진행됐다면 중국도 따라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핵무기를 대폭 줄이는 아이디어를 매우 좋아했다”면서 “우리는 모든 나라들이 (핵 군축에) 따라오도록 했을 것이며, 이는 지구를 위해 믿을 수 없는 일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유가가 내려가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바로 끝날 것”이라며 유가 인하를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전쟁이 유가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 갈등은 러시아에 대한 국가 안보 위협, 특정 영토에 거주하는 러시아인에 대한 위협, 러시아의 우려에 대한 미국·유럽의 거부 때문에 일어났다”며 “유가와는 관계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