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고령 타이핑했다는 김용현…측근 “워드 작성 한 번도 못 봐”

강연주·이창준 기자

군 관계자 수사기관 진술

헌재서 답한 내용과 배치

‘윤 탄핵 모면’ 입 맞춘 듯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근인 군 관계자가 “김 전 장관이 직접 워드를 치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의 네 번째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12·3 비상계엄 당시 포고령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받은 문건을 자신이 직접 워드로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의 진술은 이 같은 김 전 장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검찰은 제3자가 포고령을 작성했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장관 측근인 군 관계자 A씨는 최근 경찰과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김 전 장관이 집무실에서 단 한 번도 워드를 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러한 이유로 김 전 장관이 계엄 해제 이후 자신에게 ‘포고령을 내가 작성했다’고 말했으나 “속으로 믿지 않았다. 그 연세에 김 전 장관이 직접 워드를 쳤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 진술은 김 전 장관의 헌재 발언과 배치된다. 위헌·위법성이 큰 포고령과 ‘임무 문건’에 대한 책임을 부인해 탄핵을 모면하려는 윤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려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린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포고령을 직접 관사에서 워드로 작성했느냐’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전 장관은 ‘최 부총리에게 전달했다는 문건을 직접 증인이 타이핑도 쳤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김 전 장관은 이어진 국회 측 질문에 엉뚱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국회 측이 ‘워드 프로그램은 뭘 썼느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LG 건데”라고 했다. 국회 측이 다시 ‘노트북을 묻는 게 아니고, 한글 (프로그램) 이런 거를 띄워놓고 했을 거 아니냐’고 묻자 “제가 기고, 방송 활동 많이 할 때 쓰던 게 있다”고 했고, ‘(워드) 프로그램 이름이 뭐냐’고 묻자 “그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군과 정치권에선 김 전 장관이 직접 컴퓨터로 포고령을 작성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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