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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세월

입력 2025.01.26 20:30

수정 2025.01.2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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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와 세상]가는 세월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잡을 수가 있나요/ 흘러가는 시냇물을/ 막을 수가 있나요/ 아가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듯이/ 슬픔과 행복 속에/ 우리도 변했구려/ 하지만 이것만은/ 변할 수 없어요/ 새들이 저 하늘을/ 날아서 가듯이/ 날이 가고 해가 가고/ 산천초목 다 바뀌어도/ 이내 몸이 흙이 돼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1977년 서유석(사진)은 ‘가는 세월’을 타이틀곡으로 한 8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MBC <금주의 인기가요>에서 장장 14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이 노래를 발표하기 전 서유석은 대전 유성에서 맥줏집을 운영했다.

잘나가던 가수가 지방에서 은둔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1974년 TBC 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 DJ로 활동하던 서유석은 방송에서 월남전 파병을 비판했다. UPI통신 기자가 쓴 ‘어글리 아메리칸’이라는 월남전 종군기를 소개하면서 한국군의 월남 파병을 비판한 것이다. 결국 방송에서 하차하고, 노래들도 모두 방송금지를 당했다.

어느 날 술집 주인으로 세월만 축내던 그에게 윤항기와 함께 키브라더스로 활동하던 김광정이 노래 한 곡을 내밀었다. 서유석은 자신의 처지를 노랫말에 반영하여 ‘가는 세월’을 완성했다. 1975년 대마초 사건으로 잘나가던 가수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아이러니하게도 서유석은 해금이 되어 텅 빈 가요계로 돌아왔다.

“학교 앞에 책방은 하나요, 대폿집은 열이요, 이것이 우리 대학가래요/ 학교 앞에 책방은 하나요, 양장점은 열이요, 이거 정말 되겠습니까”(파란 많은 세상)라고 노래하던 서유석도 이제 곧 팔순이다. 설날 아침, 떡국 한 그릇 먹고 나면 우리 모두 나이도 함께 먹는다. 세뱃돈을 받고 기뻐하는 아이들이 있는 한 우리들의 설날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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