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따뜻한 겨울···‘금사과·금배’ 우려 키우나

안광호 기자
지난해 4월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한 시민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못난이 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지난해 4월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한 시민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못난이 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올겨울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과와 배 등 과일 수급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포근한 날씨 탓에 과일나무가 일찍 개화하면 봄철 꽃샘추위가 찾아왔을 때 저온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2~3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1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이고, 높을 확률과 낮을 확률이 각각 30%와 20%다. 2월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이고 비슷할 확률과 낮을 확률이 각각 30%와 20%로 나타났다. 3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60%다. 지난해 12월엔 월평균 기온이 1.8도로 평년(1.1도) 대비 0.7도 높았다.

비교적 따뜻한 겨울 탓에 과일나무의 꽃 피는 시기가 수일에서 수주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사과와 배 등의 꽃은 통상 4월이면 만개하는데, 3월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으면 개화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다. 이른 시기에 꽃이 핀 뒤 3월 말이나 4월 초 영하권 꽃샘추위가 오면 냉해와 서리 등과 같은 저온피해를 입게 된다.

개화기 저온피해는 사과와 배의 꽃이 피어있는 시간을 줄어들게 만들어 착과(열매가 달리는 것)를 저하시키고, 과수화상병 발생 위험을 높이게 된다. 과수화상병은 사과나 배 나무의 꽃과 잎이 화상을 입은 듯 검게 말라 죽는 세균성 검역병이다. 전염성이 강하고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과수 구제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2023년은 저온피해 영향으로 사과와 배의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졌던 해다. 당시 3월 이상고온으로 꽃이 평년(4월11∼27일)보다 최대 보름 정도 이른 3월 말에 개화했다. 이후 저온과 서리로 꽃눈이 고사하면서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통상 개화기 사과나 배의 꽃눈은 영하 1.7도 이하에서 얼어버린다. 농작물재해보험 데이터 분석 결과 당시 봄철 저온피해로 사과와 배 착과 수량이 전년보다 각각 16.5%와 31.8% 감소했다.

이후엔 과수화상병과 탄저병 등이 겹쳤고, 그해 사과 생산량은 39만4000t으로 전년보다 30.3% 감소했다. 배 생산은 18만4000t으로 26.8% 줄었다. 생산량 감소 여파로 사과와 배 가격이 크게 올라 지난해 여름철 수확기까지 ‘금사과’ ‘금배’ 사태가 이어졌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과수 개화기가 빨라지면 꽃눈 저온피해 우려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매년 저온피해가 반복되는 지역의 농가에서는 이맘 때 미리 관련 시설 점검을 마쳐야 한다”며 “사과 재배 농가에서는 ‘후지’보다 개화가 늦은 ‘피크닉’ 등과 같은 품종을 재배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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