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힘내시라” 새해 인사, 접견···거리두기 요원해지는 여당

이보라 기자    민서영 기자
국민의힘 ‘탄핵반대 당협위원장 모임’ 소속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설을 맞은 지난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찾아 새해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국민의힘 탄핵반대 당협위원장 모임 제공

국민의힘 ‘탄핵반대 당협위원장 모임’ 소속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설을 맞은 지난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찾아 새해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국민의힘 탄핵반대 당협위원장 모임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설 연휴 직전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뒤에도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방탄’을 이어가고 있다. 당 지도부 일부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대통령 접견을 거론하고 일부 여권 인사들은 설 당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여당은 설 연휴 내내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 흔들기에 집중했다. 여당이 단기적인 지지율 상승에 고무돼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 대통령을 엄호하며 거리두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접견 계획을 두고 “대통령께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인간적인 차원에서 도리로서 기회가 되면 면회를 가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저는 정치보다 사람관계가 우선이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기에 앞서 사람 대 사람, 인간 대 인간으로서 도리를 다하는 게 옳은 태도”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 일부도 윤 대통령 접견을 추진하고 있다. 설 당일인 전날 서울구치소를 찾은 윤상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저뿐만 아니라 관저에 왔던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들 다 (윤 대통령을) 접견하고 싶어한다”며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가서 기운을 북돋워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 일부도 윤 대통령 접견을 추진 중이다.

국민의힘 ‘탄핵반대 당협위원장 모임’에 속한 원외 당협위원장 20여명도 전날 서울구치소를 찾아 변호인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새해 편지를 전달했다. 편지는 이 모임 소속 당협위원장 80명 명의로 작성됐다. 이들은 편지에서 “비록 지금 홀로 독방에서 쓸쓸하게 새해 첫날을 맞이하고 계시지만 대통령님을 지지하는 많은 시민이 구치소 앞에서 하루 한시도 빠짐없이 응원하고 있으니 외롭다고 생각하지 말고 힘내시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우리는 스멀스멀 잠식 당하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려 한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적었다.

헌재에 대한 공세 수위도 연일 높이고 있다. 여당은 설 연휴 동안 논평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이미선·정계선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편향성 의혹을 제기하며 심판 회피를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이 모든 불공정 재판 배후엔 더불어민주당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의 정치·사법 카르텔이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이 헌재에 대한 색깔론을 펴며 강성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고 탄핵심판 불복 명분을 쌓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극단 지지층과의 단절은 요원해 보인다. 당초 당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가 본격화하면 여당이 자연스럽게 선을 긋게 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친윤석열계 중심으로 당이 재편되고 보수 결집 흐름이 나타나면서 밀착 행보만 강화되는 모습이다. 박민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미우나 고우나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라며 “명절 당일, 폭설에도 서울구치소 앞을 지키는 지지자들 역시 우리가 품어야 할 국민들”이라고 밝혔다.

당 일각에선 비판이 제기됐다. 조경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당협위원장들의 서울구치소 방문에 대해 “만약 내란죄 유죄가 났을 경우 우리 당은 내란 옹호 정당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지 이런 부분까지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며 “여론조사가 조금 오르다 보니 그런 분들이 없지 않은 것 같은데, 결국 정치는 다수 국민을 바라보고 가야 된다. 정당이 조폭 조직과는 달라야 되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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