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 대한 인신공격과 비방을 이어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문형배 헌재 소장 대행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모친상에 문상할 정도로 친하다고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는 30일에도 “정치 사법 카르텔”을 주장하며 헌재 비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주진우 의원은 이미선 재판관의 동생이 민변 윤석열 퇴진 특위 부위원장이고, 정계선 재판관의 남편이 국회 측 대리인과 같은 법무법인에 있는 점을 들어 헌재의 편향성을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모든 국가 기관이 친소 관계에 따라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지금 헌재 구성은 보수와 중도, 진보가 각각 3명, 2명, 3명으로 안배돼 있다는 점에서 편향성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민의힘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재판관들의 자질을 검증한 바 있다. 헌법 해석은 그 특성상 정치적 성격이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판관 지명권을 대통령·국회·대법원으로 분산해 다양성을 담보하도록 한 것이다. 개인의 배경, 성향에 따라 다른 의견이 나오는 것은 하등 이상하지 않다.
국민의힘은 헌재가 진보 성향인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4월 퇴임을 앞두고 심리 진행에 과도하게 속도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 심리는 전임 대통령들의 탄핵심판 사건에 비해 전혀 빠르지 않다. 어느 모로 보나 국민의힘의 헌재 비방은 도를 넘은 정치공세이다. 우려스러운 건 이 당 의원들도 그 점을 모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비방은 대통령 윤석열 파면 결정이 나올 때 불복할 구실을 미리 만들어두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재판관의 성향이나 임명 배경을 들어 그가 어떤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할 수는 있다. 다만 그 비판도 헌법 질서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더구나 그 비판의 의도가 서울서부지법 난동과 같은 극단적 행동을 부추기는 데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국민의힘의 도를 넘어선 ‘헌재 때리기’는 윤석열의 내란과 선을 긋지 않고 점점 극우화되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만약 헌재의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또 다른 폭동이 벌어진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국민의힘이 져야 한다.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 체제 내 정당으로서 헌정 질서 수호 책임을 자각하고 극단적 주장을 삼가야 한다. 헌재는 부당한 흔들기에 위축되지 말고 헌법 절차에 따라 사건을 엄정히 심리하기 바란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 결정을 하루 앞둔 지난 22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형배 헌재 소장 대행의 친분을 문제 삼고 있다. 문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