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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한 달…공항서 눈물로 차린 설 차례상

유가족, 설 전날 모여 준비

합동차례는 금세 울음바다

참사 원인, 아직 조사 진행

“여기는 동생이 마지막으로 있던 가장 가까운 장소입니다. 사고 원인이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계속 이곳을 찾을 겁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한 달을 맞은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은 40대 유가족 A씨가 말했다.

참사 피해자 179명에 대한 장례 절차는 모두 완료됐지만 유가족들은 공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30일 유가족협의회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공항 2층 대합실에는 유가족을 위한 임시 텐트 40개가 여전히 운영 중이다. 도 관계자는 “매일 유가족 수십명이 이곳을 방문해 머물거나 밤을 지새운다”고 말했다.

참사로 부모를 잃은 20대 B씨는 합동장례를 치르고 텐트에 있던 짐도 모두 정리했지만, 거주지 광주에서 자동차로 1시간여 떨어져 있는 이곳을 매일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아 버릇처럼 이곳을 다녀간다”며 “다른 유가족들과 슬픔이나 고통을 나누고 혹시나 도와드릴 게 없는지 묻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무안공항 합동분향소에서 설 차례상을 함께 마련해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유가족 40여명이 설 전날 모여 전과 떡국, 나물, 과일 등 차례상을 준비하며 밤을 새웠다. 설날인 29일 아침 진행된 합동차례는 금세 울음바다로 변했다. 유가족들은 절을 하는 동안 오열했다. 새해 덕담 대신 서로를 다독이고 위로하는 말들이 오갔다. 합동차례에는 유가족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박한신 유족협의회 대표는 “유가족들이 모여 합동으로 차례를 지내니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다음달 15일 49재를 함께 치른 뒤 광주를 중심으로 후속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보상 문제 등은 참사 원인이 모두 규명된 이후 논의할 예정이다.

참사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다. 기체 엔진과 꼬리 부분 잔해 등이 인양돼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핵심 단서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등 블랙박스가 사고 직전 기록이 중단돼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운항 상황 및 외부 영향, 기체·엔진 이상 유무 등을 파악하기 위해 블랙박스 및 관제 교신 기록 등 자료를 시간대별로 동기화하고 분석 중”이라며 “세부 분석과 검증에 수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희생자와 유가족을 비방한 악성글 작성자에 대한 수사도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사고 직후 한 달 동안 악성글 220건을 수사해 이 중 14명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방글 작성자는 끝까지 수사해 반드시 엄벌에 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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