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강화로 체포 인원 늘자
미 본토 밖에 수용시설 준비
‘반인권적 수감’ 반복 우려 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문 등 인권침해로 악명이 높았던 테러 용의자 수용소가 있는 쿠바 관타나모에 범죄 이력이 있는 불법 이민자를 수용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관타나모만에 3만명을 구금할 수 있는 이민자 수용시설을 준비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에는 국방부와 국토안보부가 미국에 불법 체류하는 중범죄자를 가두는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타나모에는 미국인을 위협하는 최악의 불법 체류 범죄자를 구금할 수 있는 3만개의 침상이 있다”면서 “그들 중 일부는 너무 악질이고, 각국(범죄인 소속 국가)이 그들을 붙잡아둘 것이라는 믿음이 없다”면서 행정명령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새 행정부의 ‘국경 차르’로 지명된 톰 호먼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수용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며, 미국 본토의 기존 이민자 수용시설을 관타나모까지 확장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몇주간 약 4만명의 이민자가 붙잡히면서 이들을 수용할 시설이 부족한 상황인데, 관타나모에 이민자 시설이 생긴다면 수용 인원을 극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범죄 혐의로 기소된 불법 체류자를 국토안보부가 구금할 수 있다는 ‘레이큰라일리법’에도 서명했다. 앞서 연방의회는 지난 22일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본토에서 떨어져 있는 폐쇄적인 관타나모 이주민 수용소가 반인권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정부는 9·11 테러 이후인 2002년 자국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 테러 용의자를 구금하고 조사하기 위해 관타나모만의 미 해군기지에 테러 용의자 구금시설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기소 절차 없이 용의자를 장기 구금하고, 수감자에게 고문을 가하며 강압적으로 거짓 자백을 받으려 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드러났다.
미 인권단체 헌법권리센터(CCR)의 임원 빈센트 워런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어두운 메시지를 전한다”며 “이주민과 망명 신청자가 위협적인 테러범이고, 이들이 섬 감옥에 버려져야 마땅하다는 듯이 내몰리고 있다. 이들은 법적·사회적 서비스와 지원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