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봉서 이름 따온 ‘모란장’···경기 침체로 고향 잊고 사는 ‘실향민’이 많아져간다

사진·글 정지윤 선임기자
[금주의 B컷]모란봉서 이름 따온 ‘모란장’···경기 침체로 고향 잊고 사는 ‘실향민’이 많아져간다

경기 성남시 모란민속5일장은 매월 끝자리가 4, 9일인 날에 열린다. 설을 닷새 앞둔 지난 24일 모란민속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모란장은 홀어머니를 평양에 두고 남하한 김창숙이란 인물에서 시작됐다. 김창숙 대령은 월남민들을 데리고 성남 지역에서 황무지 개간사업을 펼쳤는데, 어머니를 그리며 북녘의 모란봉에서 ‘모란’이란 이름을 따왔다. 주민들의 생필품 조달을 목적으로 장을 세웠다가, 하나둘 노점이 확대되며 1970년대 후반부터는 특종 상품시장으로 성장했다.

평일에는 주차장으로 이용되다가 오일장이 서는 장날에는 공터에 천막 지붕이 생기고, 좌판이 들어선다. 장터는 크게 13개의 구획으로 나뉜다. 꽃, 잡곡, 약초, 생선, 채소, 의류, 신발, 잡화 등 다양한 품목을 팔기 때문에 충청도와 강원도에서도 찾아오는 이들도 있다. 품바 공연 등 구경거리도 차고 넘친다. 반나절을 돌아다녀도 싫증이 나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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