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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 미국인 용병 첫 배치…무장세력·주민 충돌 우려

가자지구 누세이라트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사원 주변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가자지구 누세이라트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사원 주변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하는 동안 가자지구 검문소에 미국인 용병이 처음으로 배치된다. 현지 무장세력 및 주민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민간보안업체 ‘UG솔루션스’가 휴전 기간 가자지구에 미국 특수부대 출신 퇴역 군인 96명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확인한 채용 e메일 등에 따르면, UG솔루션스는 퇴역 군인에게 가자지구 내 주요 교차로의 검문소에서 근무하는 대가로 선급금 10만달러(약 1억4550만원)와 일당 1100달러(약 160만원)를 지급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도 사고사 및 신체 절단에 관해 50만달러(약 7273만원) 상당의 보험이 제공된다. 특수부대 의무병 출신은 일당이 1250달러(약 182만원)로 더 높다.

e메일에는 용병들의 주요 임무가 “검문소 관리 및 차량 검문”이라고 명시됐다.

이에 대해 UG솔루션스 대변인은 e메일 내용을 인정하며 “일부가 이미 모집돼 검문소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계약을 맺은 이들이 몇 명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UG솔루션스는 2023년 설립된 소규모 보안 업체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본사를 뒀다.

가자지구에 배치될 미국 용병은 미군에서 사용하는 M4 소총과 글록 권총으로 무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발포할 수 있는 시점을 규정한 교전 규칙이 이미 확정됐으나 공개되진 않았다. UG솔루션스 대변인은 “우리는 자신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만 밝혔다.

미국 용병이 배치되는 곳은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넷자림 회랑과 살라 알딘 대로가 교차하는 검문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집트 특수부대원들이 가자지구 내 검문소에서 차량 내 무기 수색 작업을 벌이는 모습이 목격된 바 있다. 한 팔레스타인 관계자는 “미국 용병도 두 길이 교차하는 검문소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마스가 아직 무장한 채 남아 있는 가자지구에 미국 용병이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가 전후 가자지구 평화유지군으로 민간 주체를 활용하자고 제안했으나 서방이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미국 용병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러 무장 세력과 총격전이 벌어지거나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것에 분노하는 팔레스타인 주민과 충돌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미국 민간 보안업체 관계자는 가자지구에 미국 용병을 두는 것이 위험하고 교전이 “정말 빠르게”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에 하나 미국 용병이 공격을 받거나 포로로 잡힌다면 어느 나라 법률을 적용받을지, 누가 이들을 구출할지도 불분명하다. UG솔루션스의 채용 e메일에는 이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과거 미국 용병이 분쟁 지역에 주둔해 부정적인 결과를 낸 선례가 있다. 2007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국의 민간군사기업(PMC) ‘블랙워터’가 고용한 미국인 용병들이 이라크 민간인 14명을 총살해 이라크에서 공분이 일고 외교 문제가 발생했다. 이후 블랙워터 직원 4명이 미국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중 사면됐다.

2004년에는 이라크 팔루자에서 반군이 블랙워터 소속 미국인 용병 4명을 살해하고 그중 2명의 시신을 다리에 내거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미국은 대대적인 군사적 보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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