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미국의 새 관세 정책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를 두고 과거 한국전, 2차 세계대전 등에서 함께 싸웠던 역사를 언급하며 비판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노르망디 해변에서 한반도의 산악, 플랑드르의 들판부터 칸다하르의 거리까지 가장 어두운 시간에 미국과 함께 싸우고 죽었다”며 미국과 캐나다의 오랜 동맹을 거론했다.
이어 그는 “존 F.케네디 대통령이 이야기했듯이 지리적인 면은 우리를 이웃으로 만들었고, 역사는 우리를 친구로, 경제는 우리를 동반자로, 필요는 우리를 동맹으로 만들었다”며 “우리는 항상 미국인과 함께 서 있고, 함께 슬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관세 부과)는 캐나다에도 해를 끼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미국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새로운 황금기를 열고 싶다면 더 나은 길은 캐나다와 협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수입품에 관세 25%를 매기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중국에도 각각 25% 관세와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이 각각 대응을 예고하며 ‘관세 전쟁’이 불붙었다.
이후 캐나다에서는 미국을 향한 여론이 나빠지면서 스포츠 관중이 미국 국가에 야유를 보내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 AP통신에 따르면 2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토론토 랩터스와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의 경기를 앞두고 가수가 미국 국가를 부르는 내내 야유가 나왔다. 전날 오타와와 캘거리에서 열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경기에서도 미국 국가에 야유가 쏟아졌다.
일부 캐나다 상점은 미국산 제품을 들여놓지 않는 등 자체 불매에 나섰다. ‘대신 캐나다 제품을 사세요’라는 문구를 내건 곳도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을 맞대고 있다. 오랜 시간 우호적인 외교 관계를 구축했으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여러 다자간 협력체에도 함께 가입한 동맹 관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