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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간 미 국무 “중국 영향력 안 줄이면 조치할 것” 압박

입력 2025.02.03 13:11

수정 2025.02.0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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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파나마시티 대통령궁으로 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코 루비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과 회담을 위해 파나마시티 대통령궁으로 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파나마를 찾아 ‘파나마 운하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라’고 압박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운하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중국과 거리를 둘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국무부가 이날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물리노 대통령과 만나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즉시 줄여야 한다. 현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변화가 없다면 미국은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런 메시지가 외교 용어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설적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 발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장악하고 있다”며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운하 통제권을 환수하겠다고 수 차례 언급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나마가 중국의 영향력을 방관한다면 1999년 미국이 운하 통제권을 파나마에 넘길 때 양측이 맺었던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조약은 파나마가 영구적 중립성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도 운하 통제권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물리노 대통령은 “운하 통제권 문제와 관련한 주권은 (외국 정부와의) 논의 대상이 아니”라며 “운하는 파나마가 운영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루비오 장관이 운하 탈환이나 무력행사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일(현지시간) 파나미시티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성조기와 루비오 장관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파나미시티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성조기와 루비오 장관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만 물리노 대통령은 미국과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미국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기술적 차원의 검토 협의체”를 미국 측에 제안했고, “(루비오 장관의) 이번 방문이 파나마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늘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며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물리노 대통령은 그간 파나마 정부가 적극 참여해 온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내비쳤다. 2017년부터 참여했던 일대일로 관련 협정을 갱신하지 않고 조기에 종료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운하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군을 동원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내놨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소유”하는 일을 막겠다면서도 “파나마에 군대가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수도 파나마시티에서는 200여명이 모여 루비오 장관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루비오를 몰아내자” “국가 주권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며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의 사진을 성조기와 함께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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