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한화오션·HD현중 모두 지정…경쟁 2라운드 가능성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완제품을 생산할 방산업체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모두를 지정했다.
통상 방산업체로 한 기업을 지정해온 것과 달리 양사를 지정한 건 소송전 등을 벌이며 첨예하게 갈등하던 그간 진행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산업부는 3일 방위사업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방산물자인 ‘KDDX 완제품’에 대한 생산 능력, 보안 요건 등을 충족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방산업체로 지정하고 최종 통보했다고 밝혔다.
KDDX는 2030년까지 6000t급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예상 사업비는 약 7조8000억원 규모다.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선도함(1번함) 건조→ 후속함(2~6번함) 건조’ 순으로 진행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이런 가운데 수출의 핵심인 ‘상세설계·선도함 건조’를 누가 맡을지를 두고 양사는 치열하게 다퉜다. 통상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방산업체로 지정된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KDDX 관련 자료 등을 공유한 HD현대중공업 직원이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을 지적하며 보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 직원에게 행위를 지시하거나 개입·관여한 HD현대중공업 임원을 수사해 처벌해달라고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HD현대중공업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HD현대중공업은 경찰 처분으로 보안 요건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통상적 절차대로 단독 지정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날 산업부가 양사를 지정함에 따라 최종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은 국방부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방추위에서 수의계약을 추진하면 기본설계를 진행한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선도함 건조를 맡게 되고, 경쟁입찰을 결정하면 양사가 다시 경쟁을 펼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