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자책골 유도·쐐기골 도움
브렌트퍼드전 2 대 0 승리 이끌어
토트넘, 4연패 끊고 분위기도 반전

리그컵까지 잘 부탁해 토트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왼쪽)이 3일 브렌트퍼드전을 2-0으로 승리한 뒤 주장 손흥민을 끌어안고 있다. 런던 | AFP연합뉴스

‘캡틴’ 손흥민이 토트넘을 연패 수렁에서 구해냈다. 골은 넣지 못했지만 상대 자책골을 유도한 데 이어 쐐기골을 돕는 원맨쇼를 펼쳤다.
손흥민은 2일 영국 브렌트퍼드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원정 경기에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팀의 2-0 승리에 앞장섰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리그 4연패에서 탈출했다. 최근 리그 7경기에서 승리 없이 1무6패를 기록하며 강등권 추락 위기까지 몰렸던 토트넘은 지난해 12월16일 사우샘프턴전(5-0 승) 이후 처음으로 리그 승리를 거머쥐었다. 순위도 14위(승점 27점·8승3무13패)로 끌어올렸다.
손흥민은 최근 침체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초반부터 고군분투했고, 이날 팀의 2골에 모두 관여했다. 전반 30분 상대 문전으로 날카롭게 감아 찬 손흥민의 코너킥이 수비수 등에 맞고 골이 됐다. 골키퍼 앞에서 양 팀 선수가 엉킨 혼전 상황에 나온 골이었다.
브렌트퍼드의 막판 공세에 위기에 몰렸던 토트넘은 후반 42분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후방에서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넘겨준 공을 받은 왼 측면의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파고드는 사르의 움직임을 읽고 감각적인 패스를 넣었다. 수비수에 앞서 공을 잡은 사르가 단독 찬스에서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리그 7호 도움(21경기 6골·공식전 31경기 10골 8도움)이다. 이날 팀의 승리를 이끈 손흥민에 대해 영국 ‘PA미디어’는 “손흥민이 절실한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했고, ‘인디펜던트’는 “주장 손흥민이 2골 모두에 관여하며 꼭 필요했던 승점 3점을 따냈다”고 호평했다.
‘이브닝스탠더드’는 주요 선수들과 손흥민에 팀 내 최고 평점인 8점을 주며 “2골에 모두 관여했다. 그의 날카로운 코너킥 선제골은 또 다른 올림피코 골을 노렸을까? 사르를 향한 패스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브렌트퍼드의 수비수 김지수는 이날 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에 코리안더비는 무산됐다.
이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변화가 눈에 띄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2023년 7월 부임한 이래 토트넘은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지난 시즌에는 화끈한 공격력(74골)과 성적(5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지만, 이번 시즌은 밀집 수비에 이은 역습에 휘말려 고전했다.
브렌트퍼드전에선 공격이 우선이던 좌우 측면 수비수들이 라인을 내렸다. 전반적인 수비 라인을 내리다보니 낮은 볼 점유율(46.09%)과 슈팅 숫자의 열세(토트넘 13개·브렌트퍼드 20개)를 감수해야 했지만 손흥민과 데얀 클루셉스키가 역습과 세트피스로 제 몫을 해내면서 무실점과 승점 3점을 모두 챙겼다.
토트넘의 달라진 수비는 우승컵에 대한 희망도 키운다. 토트넘은 7일 리버풀과 카라바오컵 준결승 2차전을 치른다. 토트넘이 1차전에서 1-0으로 이겨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다. 손흥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제 (카라바오컵) 준결승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