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중 스프링캠프 이례적 합류
일주일 새 두 차례 불펜 피칭 마쳐
지난해 김도영과 겹쳐지며 ‘활기’

KIA 이의리(오른쪽)가 스프링캠프 첫날인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이범호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구를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좌완 이의리(23)는 지난해 6월20일 수술했다. 왼쪽 팔꿈치의 뼛조각을 제거하고 내측측부인대 재건술(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이의리는 1년 만인 올해 6월 복귀를 기약하고 훈련해왔다. 재활 중이라 전반기에 출전하기 어려운 선수는 굳이 스프링캠프에 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의리는 지난 1월23일 KIA 선수단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회복 상태가 좋고, 이미 피칭 훈련 단계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KIA의 첫 스프링캠프 훈련일이던 25일 이의리는 불펜 피칭조에 포함됐다. 그는 첫날부터 25개를 제대로 던지면서 직구부터 차근차근 시험했다. 지난 1일 두 번째 불펜 피칭도 했다. 일주일 새 두 차례 피칭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몸 상태가 좋다는 것이고, 첫 피칭 이후 무리없이 다음 피칭을 할 수 있을 만큼 수술받은 팔꿈치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를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하는 과정에서 투수코치, 트레이너들과 깊은 논의를 거쳤다. 자연스럽게 피칭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온 이상 투수코치가 곁에서 관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이의리는 LA행 비행기에 동료들과 함께 오를 수 있었다.
그래도 이의리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첫날부터 피칭한 것은 KIA의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정재훈 투수코치는 “지금은 몸이 괜찮은 것 같아도 무리하면 안 되니 천천히 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두 번 피칭을 마친 이의리는 “몸 상태가 괜찮아서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코치님이 정해준 일정대로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초고속 회복력을 자랑한 김도영을 통해 활기를 얻었다. 전년도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가 손가락 인대가 파열돼 수술받은 김도영은 ‘재활 4개월’ 예상에도 2월 스프링캠프에 함께 갔고, 1차 캠프 말미에 타격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김도영은 시범경기부터 실전 타격에 나선 뒤 개막 직후 바닥을 쳤다가 바로 반등해 리그를 점령했고 KIA는 우승했다.
올해는 이의리가 캠프에서 그 에너지를 뿜고 있다. 스프링캠프 시작과 함께 다른 투수들처럼 정상에 가까운 피칭을 할 정도로 대단히 빠른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KIA가 순조롭게 2025년을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