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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연구직에 한해 주 52시간 예외 검토”…이재명 또 우클릭 행보

입력 2025.02.03 21:13

수정 2025.02.0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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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 제외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 제외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이 “R&D 분야 몰아서 일하기 왜 안 되냐는데 할 말 없더라”
‘주 69시간제’ 비판에 포기한 정부안과 유사…노동계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도체 연구·개발(R&D) 노동자 중 고소득·전문직에 한해 주 52시간 적용 예외를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도체특별법 중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수용할 수 없다는 민주당 정책위원회 입장과 다른 것이다.

노동계는 이 대표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우클릭 행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어떻게?’라는 주제의 정책 토론회에서 “반도체 R&D 노동자 중 고소득·전문직에 한해 노동자 동의를 요건으로 한시적으로 주 52시간 예외를 두는 것에 대해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노동시간 규제에 예외를 두지 않는 게 좋지만 ‘반도체 R&D 분야 중 고소득·전문가가 동의할 경우 예외로 (특정 기간)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느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말 당론으로 발의한 반도체특별법은 근로소득 수준, 업무수행 방법 등을 고려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반도체 R&D 노동자들에게는 노사 합의 시 근로시간,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해 별도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현행 근로기준법상 주 52시간 상한 규제, 연장·야간·휴일 근로 가산수당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는 우회로를 여는 것이다.

양대노총 국회 앞 항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 제외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color@kyunghyang.com

양대노총 국회 앞 항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 제외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color@kyunghyang.com

이 대표 입장은 국민의힘 안과 대동소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 대표는 토론에서 연장·야간·휴일 근로 가산수당은 지급해야 하며 노동자가 사용자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의하는 일이 없도록 견제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상한 규제에 예외를 두더라도 R&D 노동자의 총노동시간이 늘어나선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무제한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아니라 몰아서 일하는 걸 허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 52시간 예외 허용과 총노동시간 유지가 양립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토론회에 참석한 반도체특별법 찬성 측 인사들 사이에서도 총노동시간 확대 필요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이 대표 주장처럼 특정 시기 몰아서 일하고 나중에 쉬는 방식으로 총노동시간을 유지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주 69시간제’라는 비판 때문에 사실상 추진을 포기한 방안이다.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 중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내용과 주 52시간 예외를 분리해 전자부터 처리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의원들이 참여하는 내부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도 의견이 갈려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대노총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주 52시간 예외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대노총은 “실용주의, 성장주의 운운하며 정권 창출에만 혈안이 돼 친기업 정책을 추진한다면 노동자들의 눈에는 윤석열 정권과 매한가지일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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