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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엔 무기 주고, 팔 난민 돈줄 끊고···트럼프 ‘친이스라엘 행보’ 시동

네타냐후와 회담 앞두고

1조5000억원 규모 추진

‘난민 생명줄’ 구호기구엔

미국 자금 지원 중단할 듯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일대가 15개월간 이어진 이스라엘의군의 폭격으로 폐허로 변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일대가 15개월간 이어진 이스라엘의군의 폭격으로 폐허로 변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앞두고 이스라엘에 1조5000억원 상당의 대규모 무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1년 넘게 이어진 전쟁으로 피폐해진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의 ‘생명줄’로 불렸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운르와·UNRWA)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은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10억달러(약 1조4600억원) 상당의 이스라엘 무기 이전에 대한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번 무기 판매 패키지에는 약 7억달러 상당의 1000파운드급 폭탄 4700개, 3억달러 상당의 장갑 불도저 등이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일정 금액 이상의 무기를 해외에 팔기 위해선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번 무기 이전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2단계 휴전 등 중동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시점에 이뤄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4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가자지구 및 레바논 휴전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확고한 ‘친이스라엘’ 성향으로 평가받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바이든 정부가 민간인 살상 우려를 들며 수출 중단을 명령했던 2000파운드급 폭탄의 수출 중단을 해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돈을 내고 오래 기다리고 있었다”며 해당 무기의 지원을 재개한 사유를 밝혔다.

이는 앞으로 트럼프 정부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와 관계 없이 이스라엘에 지원하는 무기 종류를 제한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이번에 미국 정부가 이전을 추진하는 폭탄 역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맹폭하는데 사용됐던 무기인 만큼 앞으로도 미국이 확고한 이스라엘 편에 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집권 1기 당시 국제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이스라엘을 지원해온 트럼프 정부의 복귀에 반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해줬고, 2019년엔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 중인 시리아 골란고원이 이스라엘 영토라는 포고문에 서명해 영토 갈등에 불을 붙였다.

이는 골란고원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는 미국의 노골적인 ‘이스라엘 편들기’를 공개 비판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의 골란고원 접근법이 러시아가 무단 점령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에 대한 입장과 상충되며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일었다. 국제법상 침략으로 강탈한 점령지는 영토로 인정되지 않으며,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크름반도 점령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엔 무기라는 ‘선물 보따리’를 안긴 반면, 15개월간 이어진 전쟁으로 극심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생명줄’ 역할을 해온 운르와에 대한 자금 지원은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백악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인권이사회 탈퇴와 운르와에 대한 자금 지원 금지를 담은 행정명령에 조만간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편 자신의 취임 전 가자지구에서 휴전할 것을 압박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가자지구 휴전이 유지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42일간의 1단계 휴전에 합의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날인 지난달 19일 휴전에 돌입했고, 휴전 16일째인 이날부터 2단계 휴전 이행에 대한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지구 합병을 지지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그것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겠다”면서도 “이스라엘의 영토는 매우 작다”며 이스라엘의 영토 확장 야욕에 손을 들어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휴전에 돌입한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1일 팔레스타인 땅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대규모 군사 작전을 시작한 이후로 이 일대에 연일 폭격을 퍼붓고 있다. 이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에 반대해온 이스라엘 극우 정치권을 달래는 동시에 서안지구를 합병하기 위한 수순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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