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0년 5월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대면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발 관세전쟁 공포에 휘청였던 국내 증시가 3일(현지시간)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관세 유예 결정에 안도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가 공식 시행되고, 중국은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하면서 상승폭을 대거 반납했다.
4일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반등하며 전날의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전날 2.52% 급락했던 코스피는 전장 대비 27.74포인트(1.13%) 오른 2481.6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16.12포인트(2.29%) 오른 719.92에 마감하며 전날의 충격을 회복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0.72%), 대만 가권지수(+0.44%)도 상승 마감했다.
한때 개당 9만3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던 비트코인의 글로벌 가격도 이날 5% 넘게 반등해 장중 10만 달러를 넘기는 등 위험자산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하기로 한 25%의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시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해왔는데, 실제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가 부과되기 전 극적으로 유예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장 마감 전후 유예 결정이 발표되자 미국 증시도 낙폭을 대폭 만회했고, 달러 강세도 소폭 꺾이며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장중 1450원선에 복귀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관세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데다 대중 관세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중국의 맞대응이 이뤄지면서 전날의 낙폭을 절반도 만회하지 못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전일 낙폭은 일부 만회하고 있지만, 향후 반도체 등 개별 품목에 대한 관세와 유럽연합(EU) 등에 대한 관세공격이 순차적으로 공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장중 5% 넘게 반등했던 삼성전자는 3.33% 상승하는 데 그쳤고,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주와 현대차는 이후 하락전환하며 부진했다. 일본과 대만 증시도 상승분을 절반가량 반납했다.
미 국채 금리는 상승, 원·달러 환율도 상승 폭이 가팔라지며 장중 1466.4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4.3원 내린 달러당 1462.9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관세리스크’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은 피해지만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언제든지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