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미워요’…충남 홍성 새조개 축제 ‘수산물 축제’로 개명

강정의 기자

대량 폐사로 물량 40% 그쳐

결국 22년 만에 축제명 변경

충남 홍성 남당항 명물인 새조개. 홍성군 제공

충남 홍성 남당항 명물인 새조개. 홍성군 제공

충남 홍성에서 매년 겨울 열리던 새조개 축제가 22년 만에 수산물 축제로 변경돼 열린다. 이상기후로 새조개 생산량이 절반 이상 줄어든 탓이다. 새조개만으로 축제를 열 수 없게 되자 궁여지책으로 다른 수산물을 함께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홍성군은 오는 7일부터 서부면 남당항 일원에서 ‘제22회 홍성남당항 새조개와 함께하는 수산물 축제’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축제는 4월7일까지 60일간 열린다.

남당항에서 열리는 수산물 축제는 지난해까지 21년 동안 겨울철 지역 대표 먹거리를 내세운 ‘새조개 축제’로 개최돼왔다. 올해 축제 명칭이 바뀐 건 지난해 여름 극심한 폭염으로 남당항 일대에서 생산되는 새조개 60%가 폐사했기 때문이다. 대량 폐사로 올해 축제에 내놓을 수 있는 새조개 물량도 지난해의 40% 수준에 그친다.

이상기후 탓에 더 이상 새조개만을 내세워 축제를 열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여름철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6도로 2018년 25.3도를 제치고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김용태 남당항새조개축제추진위원장은 “현재까지 1차 물량 작업을 통해 전체 30㏊ 면적 어장에서 10t 규모의 새조개 물량을 확인했다”며 “지난해 축제 때 20여t을 내놨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폭염으로 새조개 생산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어민과 상인들의 근심이 깊어만 가고 있다”며 “올해 축제에서 내놓을 새조개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주꾸미와 광어, 숭어 등을 새조개 세트 메뉴로 구성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량 감소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이 커진 것도 새조개 축제를 고집할 수 없는 이유가 됐다.

올해 축제에서 껍질이 포함된 새조개 1㎏ 포장 가격은 6만원, 식당에서 먹는 가격은 7만원이다. 껍질이 포함되지 않은 1㎏ 포장 가격은 12만원, 식당 가격은 14만원이다. 지난해 껍질이 포함되지 않은 새조개 포장과 식당 가격이 각각 7만원, 8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군 관계자는 “올해에는 불가피하게 새조개 축제가 아닌 ‘새조개와 함께하는 수산물 축제’를 열어 새조개를 포함한 남당항의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축제에서는 ‘새조개까기 대회’와 ‘신발양궁 대회’ 등 관광객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유명 트로트 가수 등이 출연하는 축하공연과 불꽃놀이 행사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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