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압박 받는 파나마, 홍콩계 업체 운하 운영 계약 해지 검토

윤기은 기자
지난해 5월14일(현지시간) 파나마 파나마운하의 가툰 호수에 있는 컨테이너 화물선. AFP연합뉴스

지난해 5월14일(현지시간) 파나마 파나마운하의 가툰 호수에 있는 컨테이너 화물선.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운하 환수 압박을 받는 파나마 당국이 홍콩계 업체와 운하 운영권 계약 해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정부가 파나마 운하 5개 항구 중 2곳의 운영권을 보유한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의 자회사와의 계약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파나마 정부가 소송 없이 적법한 절차로 계약을 중단할 수 있는 방향을 살피고 있다고 보도했다.

CK 허치슨 홀딩스 자회사는 파나마 운하 양 끝단 지역에 있는 발보아와 크리스토발 등 2개 항구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파나마 당국과의 계약(연장)을 통해 2047년까지 운영권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고 파나마 일간지 라프렌사파나마는 전했다.

2020년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면서 이 회사도 중국 당국의 강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 전후 연설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파나마 운하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통제하고 있는데, 이는 1999년 미국과 파나마 간 조약 위반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전 세계 해상무역의 핵심 통로인 파나마 운하는 1914년 처음 개통됐다. 운하를 지은 미국은 파나마와 조약을 맺어 80년 넘게 관리·통제하다가 ‘영구적 중립성’ 보장 준수 등을 조건으로 내걸어 1999년 12월31일 정오를 기해 파나마에 운영권을 넘겼다.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파나마를 찾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일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중국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파나마 대통령은 “미국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기술적 수준의 검토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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